'인필드-보크 논란' 심판계 "규정 바로 알려져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2 06: 27

최근 김응룡 한화 감독의 두 차례 항의를 놓고 인필드 플라이와 보크 규정 적용에 대한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심판계도 조심스럽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규정을 제대로 적용했다는 것으로 김 감독의 주장은 와전된 부분이 있다는 호소다.
김응룡 감독은 9일 목동 넥센전에서 4-6으로 뒤지던 5회 2사 3루 상황에서 박동원을 상대하던 최영환이 보크를 지적당해 1점을 실점하자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진에 항의를 했다. 이에 당시 1루심이었던 문승훈 심판원은 김 감독에게 "최영환이 멈춤 동작 없이 공을 던졌기 때문에 보크가 맞다"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한화는 중요한 상황에서 보크로 1점을 실점한 셈이 됐다.
이에 김 감독은 10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투수의 손이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심판들은 가만히 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심판이 봤다면서 보크를 줬다"라고 말했다. 보크 판정에 대해 이의가 있었다기보다는 1루심이 보크를 선언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1루심은 오른손 투수의 등이 보이기 때문에 손 동작까지는 파악할 수가 없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의아함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해당 심판진은 김 감독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 심판진들은 "보크는 정황이 있을 때 심판원 위치와는 관계 없이 4명의 심판원들이 모두 선언을 할 수 있다. 자칫 '1루심은 오른손 투수의 보크를 선언하면 안 된다'라고 팬들이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보크를 선언한 문승훈 팀장은 "글러브의 손 모양을 볼 수 없는 위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보크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최영환의 몸이 정지 동작 없이 분명 흔들리고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보크를 선언한 것이다"라면서 "김응룡 감독이 항의하러 나왔을 때 나도 몸 동작까지 하며 이 부분을 충분하게 설명했는데 언론을 통해 그런 이야기(1루심이 보크 선언을 한 부분)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이번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일 대전 LG전 인필드 플라이 논란에 대해서도 심판계는 다소간 억울함을 드러냈다. 6회 당시 오지환(LG)은 높게 뜬공을 곧바로 잡지 않고 원바운드 처리, 결국 병살로 연결시켰다. 이에 김 감독은 "고의낙구다.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어야 한다"라고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흥분한 상황에서 욕설까지 내뱉어 퇴장 조치 당했다. 판정이 잘못됐다는 여론, 오지환이 영리하게 수비를 했다는 여론이 맞섰다.
하지만 심판계에서는 "4명의 심판원 중 한 명이라도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다면 나머지는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러나 당시 4명의 심판원은 모두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았다. 모두 애매한 타구라고 생각한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당시 4심은 수비 위치와 공이 뜬 높이 등을 고려했을 때 '당연히 처리할 만한' 수준의 타구는 아니었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한편 심판진은 "언론에 보도된 바람 이야기도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우리는 '만약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된 뒤 바람이 불어 공이 외야로 날아가더라도 인필드 플라이 적용은 유효하다'를 설명한 것이 와전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이 내야에 높이 떠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는데 여기서 바람이 불어 공이 외야로 한참 벗어나 야수가 처리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더라도 선언 자체는 유효성을 가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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