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KIA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이날 삼성 덕아웃의 화두는 박찬도(외야수)의 깜짝 활약이었다. 박찬도는 10일 마산 NC전서 2-2로 맞선 9회 2사 만루서 2타점 결승타를 터트리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찬도가 타석에 들어섰을때 어떤 심정이었냐'는 물음에 "찬물 떠놓고 비는 심정이었다"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삼성은 2위 넥센의 거센 추격 속에 1승이 간절한 상황이었다. 무명의 박찬도가 천금같은 한 방을 터트렸으니 1승 이상의 의미가 담긴 승리였다.
류중일 감독은 "무명의 선수가 안타를 때리면 빈틈이 없는 팀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특정 선수가 빠져도 그 공백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배영섭의 입대 공백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의 공백을 메우는 게 관건"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가 홈런치는 1번 타자로서 맹활약 중이고 신고선수 출신 박해민은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며 박민우(NC), 조상우(넥센)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이 빠진 뒤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가. 나바로가 1번 타자로서 잘 해주고 박해민이 중견수로 뛰면서 모든 고민이 사라졌다"고 활짝 웃었다. 위기마다 새 얼굴이 탄생하는 삼성은 그야말로 '되는 집안'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