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해결사가 없다. 나쁜 뜻이 아닌, 모두가 해결사라는 의미다. 후반기 들어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SK의 지뢰밭 타선이 다시 한 번 위용을 과시했다. 리그 최고라는 넥센의 장거리포 앞에서 그 위용을 과시했다.
SK는 1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 그리고 9이닝 전체를 2실점으로 버틴 선발 채병룡의 호투에 힘입어 11-2로 이기고 4위 LG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들어 18승12패1무로 딱 승률 6할을 기록하고 있었던 SK는 이날 승리로 전날 에이스 김광현을 내고도 진 아픔을 털어냈다.
모처럼 편안한 경기였다. SK는 최근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투·타의 균형이 완벽하게는 맞지 않았다.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내면 투수들도 많은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불펜이 불안해 마지막까지 안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무엇보다 선발 채병룡이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고 타선은 일찌감치 집중타를 터뜨리는 응집력으로 사실 경기를 5회 이전에 끝냈다.

채병룡의 완투도 완투였지만 타격전에서 완승을 거둔 SK 타선도 인상적이었다. SK 타선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3할1푼1리의 팀 타율을 기록해 삼성(.322)에 이은 리그 2위를 기록 중이었다. 상승세가 가팔랐고 이날도 위력을 과시했다. 5회까지 11점을 내며 넥센의 흰 수건을 일찌감치 받아냈다. 모든 선수들이 해결사였다.
1회부터 짜임새가 단단했다. 선두 이명기의 번트안타,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낸 SK는 최정이 침착하게 볼넷을 얻으며 기회를 이어갔고 곧바로 박정권이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우익선상 3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한동민이 2루 땅볼로 1점을 더 낸 상황에서 2회에도 2사 후 집중력으로 3점을 냈다. 이번에는 조동화가 빛났다. 2사 2,3루에서 전진수비를 펼치던 우익수 이성열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곧이어 최정이 조동화를 불러들이는 1타점 우전안타로 넥센 마운드를 정신없게 했다.
4회에는 다시 1사 만루에서 박정권이 해결사로 나섰다. 2타점 중전 적시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5회에는 1사 1루 상황에서 이날 자신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26경기로 늘린 이명기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치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득점력이 빛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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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