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완투승’ 채병룡, 1승 이상의 의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1 21: 11

최근 좀처럼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채병룡(32, SK)이 귀중한 의미의 호투를 선보였다. 12년 만의 완투승에 막판 4강 싸움을 앞두고 있는 SK도 귀중한 원군이 가세했음을 확인했다.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시즌 8승이었다.
채병룡은 1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11-2 대승을 견인, 시즌 8승(10패)를 기록했다. 입단 2년차였던 2002년 2번의 완투 경기를 했던 채병룡은 이로써 12년 만의 완투승을 기록하는 감격을 누렸다. 2002년 6월 27일 수원 현대전 완봉승 이후 첫 완투승이다.
스스로에게도, 팀에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최근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채병룡이었다. 시즌 중반 고열 증상을 한 차례 앓은 뒤 좀처럼 원기를 찾지 못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77까지 치솟았고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은 9.74에 이르렀다. 김광현, 트래비스 밴와트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가 있는 SK지만 그 다음으로 믿을 만한 선발이었던 채병룡의 부진이 마음에 걸렸다.

여기에 직전 등판이었던 5일 문학 롯데전에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된 여파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우려를 잠재웠다.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힘 있는 공을 던지며 팀이 초반 기선을 잡는 데 결정적인 몫을 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퍼펙트 피칭이었다. 탈삼진은 1개였지만 맞혀 잡는 피칭으로 넥센의 장거리포를 피해갔다. 팀 타선도 2회까지만 6점을 내며 마운드의 채병룡을 화끈하게 지원했다. 4회에는 경기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선두 서건창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채병룡은 2사 후 박병호에게 볼넷, 이성열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1점을 내줬다. 그러나 후속타자 윤석민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에는 박헌도 김지수 박동원을 차분하게 처리했고 6회에는 서건창 이택근 유한준을 모두 외야 뜬공으로 잡고 호투를 이어갔다. 그 사이 타선도 5회까지 10점을 뽑아 채병룡의 호투를 지원 사격했다. 7회 1점을 내줬지만 채병룡은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SK가 쏘아올리고 있는 희망에 불을 붙이는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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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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