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도 비난할 수 없는 니퍼트, 최초 한 팀 50승 금자탑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11 22: 27

한 경기에서 보인 부진 정도로는 절대 비난받지 않는 선수. 바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다. 니퍼트가 자신의 부진을 씻어낸 동료들의 도움으로 외국인 선수 최초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니퍼트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11피안타 6실점했다. 후반기 들어 볼 수 없던 부진한 투구였지만, 니퍼트는 줄기차게 한화 마운드를 공략한 타선 지원을 앞세워 팀의 11-6 승리 속에 시즌 12승(7패)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두산 유니폼만 입은 니퍼트의 통산 50번째 승리였다. 49승으로 한 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부문에서 맷 랜들과 타이를 이루고 있던 니퍼트는 이제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통산 승수는 90승인 다니엘 리오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한 팀에서 보인 존재감은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 컸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수가 3년 혹은 그 이상 꾸준한 피칭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면 상대의 분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한 팀에서 한계를 보인 뒤 다른 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니퍼트는 한 팀에서만 뛰며 50승을 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당분간 이 기록을 깰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넥센에서 42승을 수확한 앤디 밴헤켄 외에는 크게 적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 역시 니퍼트가 두산과 재계약을 하게 되면 당장 2015 시즌에는 넘기 힘들다. 롯데에서 통산 37승을 경험한 쉐인 유먼은 올해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재계약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다.
한국에서 생활한 4년 내내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하나로 군림했던 니퍼트는 꾸준함 속에 4번째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50번째 승리를 가져갔다. 리오스가 자신의 4번째 시즌이던 2005년까지 해낸 56승에 도달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거둔 성과만으로도 니퍼트에게는 으뜸이라는 설명이 아깝지 않다.
니퍼트는 마운드 위에서 에이스인 동시에 마운드 밖에서는 동료들을 이끄는 모습, 그리고 그라운드를 벗어나서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선행으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승리를 가져다주는 ‘용병’이 아닌, 팀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에이스다.
그렇기에 부진에 빠진다 해도 니퍼트를 탓하는 것을 보기는 힘들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니퍼트가 한화 타선을 넘지 못하자 두산 타자들은 팀을 위해 49승을 바친 에이스를 위해 1승을 얹어줬다. 야수들의 도움 속에 니퍼트의 1승이 더해지며 두산은 4위 LG를 1.5경기차로 추격하는 성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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