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 팀에서 5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11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12승(7패)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한화를 11-6으로 제압했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두산 유니폼만 입은 니퍼트의 통산 50번째 승리였다. 49승으로 한 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부문에서 맷 랜들과 타이를 이루고 있던 니퍼트는 이제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통산 승수는 90승인 다니엘 리오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한 팀에서 보인 존재감은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 컸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수가 3년 혹은 그 이상 꾸준한 피칭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면 상대의 분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한 팀에서 한계를 보인 뒤 다른 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니퍼트는 한 팀에서만 뛰며 50승을 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기 직후 니퍼트는 "오늘 같은 경기 때문에 야구는 팀 게임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니퍼트는 4회초까지 6실점하며 평소와 다른 피칭을 했지만, 두산은 5회말 7-6으로 경기를 뒤집어 니퍼트의 승리 요건을 채워줬다.
니퍼트는 이어 한 팀에서 거둔 외국인 투수 최초 50승 기록에 대해서는 "기록을 염두에 두고 경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투수 혼자 경기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 혼자 잘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기록이 더욱 소중한 것은 50승을 두산이라는 팀과 함께 했다는 점이다. 나 자신보다 팀에게 감사하고, 스스로보다 팀원들을 칭찬하고 고마워하고 싶다"고 설명하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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