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 꿈 이룬 이영, "끝 아닌 시작, 태극마크 목표"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12 06: 29

여자 프로배구 최초로 귀화 선수를 넘어 태극마크를 꿈꾸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중국 지린성 연길 출신의 이영(18, 강릉여고)이다.
이영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리베라 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프로배구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전체 6순위로 '디펜딩 챔프' GS 칼텍스의 지명을 받았다.
이영은 180cm, 65kg의 탄탄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레프트와 센터 포지션을 두루 소화한다. GS는 이영의 이런 가능성을 보고 귀화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줘야 함에도 불구, 과감히 그녀를 선택했다.

이영은 "배구를 하면서 키웠던 꿈에 한 발짝 다가서서 기분이 좋다. 프로에서도 끝이 아닌 시작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독특한 배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영은 한국에서 온 선교사 전용대씨의 도움으로 배구공을 처음 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에서 배구를 하고 싶어 홀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영은 "어렸을 때부터 배구 선수를 하고 싶었다. 배구가 정말 좋았고, 재밌었다"면서 "중국보다 한국에 더 정이 가 이곳에 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영은 지난 7월 김경수 강릉여고 감독의 호적에 입적, 귀화 신청을 한 상태다. 이영은 "꿈을 이루기 위한 선택이었다"면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뒤 시원하게 은퇴하고 싶다"고 귀화 배경을 밝혔다.
부모님은 이영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타지에서 깜깜한 어둠이 몰려올 때마다 밝은 등불이 되어줬다.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부모님이 가끔씩 한국으로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다. 나에겐 큰 도움이 됐다."
이영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디펜딩 챔프 GS에서 힘겨운 경쟁의 틈바구니에 끼어든다. 이영은 "표승주 언니를 닮고 싶다"면서 "부족하지만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끝'이 아닌 '시작'을 바라보는 이영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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