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겼다가 뭉클했다가..‘무도’가 선물한 12시간 축제 [라디오데이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9.12 07: 28

‘무한도전’의 라디오 DJ 도전 특집이 시끌벅적한 즐거움을 남기고 끝났다. 예상하지 못한 실수도 발생하기도 했고, 다소 매끄럽지 못한 진행도 있었지만 청취자들에게는 큰 선물이었다. 귀여운 방송사고부터 화려한 게스트까지 ‘무한도전’ 멤버들이 만든 12시간의 라디오 데이는 축제와 같았다. 아울러 레이디스코드의 멤버이자 사망한 고 은비와 리세를 추모하는 뭉클한 순간도 있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라디오 데이 특집으로 MBC 라디오 DJ로 나섰다. 사전에 예고했기에 이들의 DJ 도전은 그야말로 시끌벅적했다.
MBC 라디오를 인터넷으로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 ‘미니’가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고,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는 ‘무한도전’ 라디오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주르륵 자리를 잡았다. 심지어 유재석이 진행하던 오후 10시께는 라디오를 인터넷으로 들으려는 네티즌이 몰리며 MBC 공식 홈페이지가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오전 7시 박명수의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를 시작으로, 정오엔 정준하의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오후 2시에는 노홍철의 '2시의 데이트', 오후 6시 정형돈의 '배철수의 음악캠프', 오후 10시 유재석의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 마지막으로 자정에는 하하의 '푸른밤 종현입니다'가 전파를 탔다.
예상대로 멤버들이 일일 DJ로 나서는 방송은 웃음이 넘쳤다.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멤버들의 재기발랄한 입담은 살아있었다. 특히 귀여운 실수가 청취자들에게는 큰 웃음이 됐다.
정형돈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하던 중 노래 중간 당황스러운 듯 말을 시작했다. 그는 “내가 음악이 나오는 CD를 껐다. CD를 두 장 넣어야 하는데, 한 장을 넣고 한 장을 바꾸는 도중에 껐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죄송하다. 다시 듣겠다”라고 사과해 청취자들을 웃게 했다. 라디오 중 음악이 끊기는 대형 사고였지만 정형돈은 침착하게 사과 후 다시 음악을 틀며 수습했다. 정형돈의 사고에 청취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깨알재미를 선사한 것 같다”고 사과와 함께 멋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게스트도 화려했다. 일단 ‘무한도전’ 멤버들이 다른 멤버의 라디오에 목소리 출연을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정준하는 절친한 배우 소지섭과 이동욱을 깜짝 목소리 출연시켰다. 노홍철은 가수 김도향과 조성모, 카라 박규리까지 대동했다. 하하는 자신도 모르게 아내 별이 목소리 출연을 했다.
정준하는 여자 식신 이국주와 호흡을 맞추며 ‘먹는 방송’의 진수를 보여줬고, 정형돈은 음악평론가 임진모와 함께 기존 DJ인 배철수를 맹공격하며 웃음을 안겼다.
뭉클한 순간도 있었다. 유재석은 방송 말미 교통사고로 사망한 은비와 리세를 추모했다. 그는 “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꽃같이 한창 예쁠 나이에 꽃잎처럼 날아갔다. 손에서 놓으면 잃어버린다. 생각에서 잊으면 잊어버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레이디스코드의 '아임 파인 땡큐(I'm fine Thank you)'가 흘러나오며 청취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기존 DJ의 방송을 아끼는 애청자들을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멤버들은 “혹시라도 실례가 됐을까봐 걱정된다”,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자신들의 DJ 도전을 불편하게 여길 수 있는 청취자에게 양해를 부탁했다. 또한 유재석은 라디오 데이의 마지막 순서인 ‘푸른밤 하하입니다’에 출연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청취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무한도전’은 이날 라디오 DJ로 나서 가공할 만한 화제를 일으켰다. 라디오 청취자들이 폭주하고, 라디오에 대한 매력에 빠진 새로운 팬들을 양산하는 시간이 됐다. 멤버들의 라디오 DJ 도전이 단순히 멤버들의 꿈을 쫓는 일은 아니었으리라. 이번 도전은 인터넷 발달로 한구석으로 밀려나고 있는 느낌을 받는 라디오에 대한 애정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을 터다.
이들의 도전은 언제나처럼 떠들썩했다. 그리고 라디오에 대한 높은 관심이 몰리며 파급효과는 예상대로 위력적이었다. 웃기고 어느 한순간에는 뭉클했던 ‘무한도전’의 라디오 DJ 도전이 마무리된 지금 청취자들에게는 어떤 추억이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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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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