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놓친 1점, 합의판정 만능은 아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12 06: 43

2014 프로야구 후반기부터 시작된 심판합의판정제도(이하 합의판정)는 야구사에 획을 그은 사건이다. 계속되는 오심논란을 KBO는 더이상 눈감고 있을수는 없었고, 결국 메이저리그를 따라 곧바로 후반기부터 도입했다.
그 효과는 확실했다. 판정을 놓고 심판과 감독이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줄어들었고, 승부가 심판의 판정 하나로 갈려 억울한 팀이 생기는 것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들끓던 심판에 대한 비난여론은 합의판정 도입 이후 줄어들었고 오히려 부담을 덜어낸 심판들의 판정이 더욱 정확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봤다.
그렇지만 합의판정이 만능은 아니었다. 애초에 합의판정 대상은 5개 항목으로 정해져 있었다. 홈런과 파울, 외야타구 페어와 파울, 포스와 태그 플레이에 대한 아웃과 세이프, 야수의 포구, 몸에 맞는 공이 전부다. 이것을 제외한 상황은 합의판정으로 되돌릴 수 없다.

11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합의판정이 만능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NC는 0-0으로 맞선 5회말 1사 3루에서 지석훈이 우익수 방면 짧은 외야 플라이 타구를 날렸다. 롯데 우익수 손아섭은 이를 잡아 홈으로 뿌렸지만 3루 주자 이종욱은 포수 장성우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먼저 찍었다.
균형을 깨트린 득점을 올린 이종욱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던 순간, 김준희 3루심은 이종욱의 아웃을 선언했다. 롯데측의 어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보통 외야 희생플라이가 나오면 수비하는 측에서 심판에게 '포구하기 전에 주자의 발이 먼저 떨어졌다'고 확인을 한다.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비에서 기본적인 플레이와도 같다.
이종욱의 아웃으로 NC의 5회말은 득점 없이 끝이 났다. 김경문 NC 감독은 곧바로 심판을 찾아가 합의판정 여부를 문의했지만 태그업 플레이는 합의판정 대상이 아니었다. 느린그림으로 확인한 결과 손아섭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간 순간 이종욱의 왼발은 여전히 3루를 밟고 있었다. NC는 심판판정 하나로 1점을 놓쳤고, NC 벤치에서는 잘못된 판정이라는 걸 눈치챘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이 1점이 승부를 뒤집는 점수가 되진 않았다. NC는 7회 지석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지만 8회 선발 이재학과 불펜투수 임창민이 볼넷 3개를 합작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는 1-5, NC의 패배였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태그업 상황의 합의판정이 승부를 가를 때고 올 수도 있다. 그때가서 다시 합의판정 실시여부를 논의하기에는 늦다.
KBO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합의판정 항목 확대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 태그업 플레이의 합의판정 포함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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