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표현이 딱이다.
삼성은 이틀 연속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선두 수성에 위기가 찾아오는 듯 했지만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박찬도와 채태인이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리며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박찬도와 채태인에게 향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의 호투가 없었다면 이 모든 게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J.D. 마틴과 배영수는 아쉽게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으나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그야말로 '승리의 밑거름'이었다.

마틴은 10일 마산 NC전에 선발 출격했다. 9일 연장 혈투 끝에 쓰라린 역전패를 당한 만큼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올 시즌 NC전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던 마틴은 7이닝 2실점(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호투를 뽐냈다. 4회 이호준과 지석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을 뿐 이렇다할 위기에 놓이지 않았다. 마틴은 1-2로 뒤진 8회 권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패전 위기에 놓였지만 투구 내용 만큼은 나무랄 데 없었다.
삼성은 1점차 뒤진 9회 2사 만루서 상대 폭투를 틈타 2-2 균형을 이룬 뒤 박찬도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2 역전승을 장식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선발 마틴이 잘 던졌다"는 말부터 꺼냈다.
11일 대구 KIA전에서도 선발 배영수의 호투가 큰 힘이 됐다. 시즌 8승 사냥에 나선 배영수는 7이닝 3실점으로 잘 막았다. 이날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후반기 들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이날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배영수는 2점차 뒤진 8회 김현우와 교체됐다. 이후 삼성은 뒷심을 발휘하며 9회 채태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전세를 뒤집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틀 연속 귀중한 승리를 거둔 뒤 "선발 배영수가 잘 던졌다.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선수들이 다소 초조함을 느꼈을텐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아쉽게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마틴과 배영수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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