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의외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청취자를 사로잡았다.
정형돈은 지난 11일 오후 MBC 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일일 DJ로 나섰다. '무한도전'의 '라디오데이' 특집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출연에서 정형돈은 예상 외로 정공법을 택하며 하루가 아닌 진짜 DJ의 몫을 해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마니아 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그램. 게다가 팝 음악에 정통한 배철수의 진행으로 보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팝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형돈의 어깨에는 다른 멤버들보다도 다소 무거운 짐이 얹어졌다.

앞서 정형돈은 '무한도전' 방송을 통해서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팬이며 꼭 한 번 출연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그렇기에 그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음악캠프'의 MC가 됐다. 비록 배철수만큼은 아닐지언정 많은 준비와 진중한 태도로 그는 훌륭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정형돈은 2시간의 방송 시간동안 직접 음악을 들려줬다. 일일DJ이인만큼 멘트와 진행에 집중하고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음악을 들려준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정형돈은 직접 CD를 재생했다. 이 과정에서 작은 방송 사고가 있긴 했으나 그는 "죄송하다. 다시 듣겠다"라며 능청스런 사과로 웃음을 유도했다.
또한 정형돈은 자신이 좋아하는 팝 음악을 소개하고, 임진모 음악평론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등 가볍지 않은 태도로 '음악캠프'를 이끌어나갔다. 방송 말미 깜짝 등장한 배철수는 이러한 정형돈에 대해 "이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 여러 번 찾아와서 견학하고 갔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형돈의 음악캠프'는 방송 이후 네티즌의 열광도 얻어냈다. 정형돈의 방송은 종료된 후에도 계속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고, 다음날인 12일 오전에도 여전히 네티즌의 관심을 받았다.
단순히 일회성의 '무한도전' 특집으로 보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정형돈은 '음악캠프'의 오랜 팬으로서 진정성이 엿보이는 진행으로 청취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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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