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세경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는 연기 변신으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긍정적인 손세동과 매혹적인 허미나를 연기하는 신세경은 전혀 다른 분위기로 대중의 시선을 무섭게 끌어당긴다.
신세경은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에서 가난한 현실에도 웃음과 따뜻한 마음씨를 잃지 않는 손세동으로 열연 중이다. 게임 개발에 올인, 반지하 단칸방에서 동생들과 함께 지내며 이들을 보살피는 손세동은 어려운 상황에 누구보다 먼저 나서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는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단칸방 주인집 아저씨에 맞서 몸싸움을 하며 얼굴을 찌푸리고 크게 울음을 터트리는 순박한 모습, 의도치 않은 신체 접촉에 뜻밖의 무술 실력을 보이는 당찬 모습, 무시무시한 독설가 주홍빈(이동욱 분)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할 말은 다 하는 똑부러지는 모습 등으로 따뜻하고 바른 이미지의 손세동을 단 2회 만에 시청자에 각인시켰다.

신세경은 아무렇게나 묶은 헝클어진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에 티셔츠를 걸치고 극 안을 활개치며 수수하고 따뜻한 매력을 방출 중. 신세경의 대표적인 그늘진 이미지를 벗어낸 순수 영혼 손세동은 그간 드라마에서 수없이 등장했던, 가진 게 아무것도 없지만 성품만은 바른 캔디 캐릭터의 독창적인 변주를 보이며 관심을 끈다.
특히 신세경은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인 영화 '타짜-신의 손'(감독 강형철)에서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비교하는 재미를 안긴다. '타짜'에서 '광숙이' 허미나로 분한 신세경은 그의 그늘진 이미지를 영리하게 풀어낸 연기로 묘한 매력을 대방출한다.
조곤조곤한 목소리와 쉽게 다가가기 힘든 도도한 무표정으로 읊조리는 실없는 농담, 대길(최승현 분)을 향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남다른 의리, 목숨이 오가는 도박판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강단은 작은 체구의 신세경이 뿜어내는 유연한 카리스마로 커다란 스크린을 압도한다.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패션왕', 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 '푸른소금' 등 전작품에서 주로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하던 신세경은 동시간대 대중과 만나는 두 작품에서 한층 밝아진, 전혀 다른 당참을 연기하며 그간 숨겼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매력을 지닌 배우 신세경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ykwon@osen.co.kr
'아이언맨' 홈페이지, '타짜'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