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G 선수촌장' 현정화, "리분희와 만남...통일 지름길 되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9.12 10: 52

현정화(45)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이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성일) 선수촌장에 임명된 자리에서 리분희 북한 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의 만남을 고대했다.
12일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 19층 회의실에서는 현정화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장 위촉식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현정화 선수촌장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리분희 서기장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 선수촌장과 리 서기장은 지난 1991년 지바 선수권대회 당시 북한 리분희와 함께 남북단일팀을 이뤄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영화 '코리아'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리분희는 북한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을 맡아 이번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남북의 영웅인 두 여성 탁구인이 인천에서 재회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분희 서기장과의 만남에 대해 현 선수촌장은 "만나고 싶다고 늘 이야기 해왔지만 그 꿈이 인천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외국 어디서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약간 긴장되고 생각도 많이 나고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현 선수촌장은 "영화(코리아)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통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당시(1991년)에는 어린 마음에 남북 단일팀 지속될 거라 생각했다. 하나의 이벤트로 끝났지만 그 때 좋았던 기억이 선하다. 재일교포분들도 단일팀 국기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시더라"면서 "그 때부터 남북 단일팀은 계속 만들어지고 체육 교류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포츠,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그렇게 하다보면 그 사람들(북한) 마음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 선수촌장은 "리분희 서기장과의 만남은 큰 사건이 될 수 있다 생각했다. 인천에서 이뤄질 거라 생각은 못했지만 그 꿈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든, 사업적으로 이용하든 다 좋지만 이것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연계되는 사건이 됐으면 한다. 그래서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됐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정화 선수촌장은 오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구월아시아드선수촌의 수장을 맡아 대회기간 내 선수들의 안전과 숙식문제를 책임지게 된다. 또 선수촌에서 추진하는 공식행사 주관 및 선수촌을 방문하는 주요인사들에 대한 영접 역할을 맡게 된다.
현 선수촌장은 "부족한 저를 선택해주셔서 감사 드린다. 한편으로는 잘소화낼 수 있을까 부담도 있다. 너무 갑작스럽게 며칠 안에 제안받고 허락해서 다른 분들과 상의해서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애인 대회가 많은 국민들 많이 지켜볼 수 있도록 홍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현 선수촌장은 "선수촌장이기 때문에 선수에게 꿈과 희망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리사 이어 탁구에서 여자 선수촌장으로 선임된데 대해서는 "다른 종목도 좋으신 분 많다. 탁구계에서도 선배님들이 많다"는 현 선수촌장은 "갑자기 맡게 돼 다른 분들에게 죄송하다. 못할 수도 있는데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다른 분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일단 일을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고 겸손하면서도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서정규 사무총장은 "선수촌을 총괄할 책임자로 현정화 선수촌장이 오게 돼 고맙다. 여러 가지 여건이 어렵지만 삼고초려 끝에 모셨다"면서 "다양한 후보 인력 풀을 구성해 비교 검토한 결과 현정화 선수촌장의 성실성, 근면한 성품, 국제스포츠 경험, 연수생활 통한 국제적 감각, 여성의 부드러움 등 여러 임무가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정화 선수촌장은 고교 1학교이던 1985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1987년 세계탁구선수권 복식 우승, 1989년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우승,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 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 단식 우승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또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 국제스포츠협력센터 이사, 국가대표 여자탁구감독을 역임하는 등 체육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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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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