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가 새 커플 가수 이상민-방송인 사유리의 합류로 한층 탄력을 얻었다. 날이 갈수록 리얼해지는 지상렬-박준금 커플과 더불어 13일 합류한 이상민-사유리가 남다른 호흡으로 즐거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님과 함께’의 시청률은 3%대로 올라서 평탄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님과 함께’는 결혼 경험이 있는 중견 스타들이 가상 재혼을 통해 황혼의 부부애와 재결합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취지의 프로그램. 가상 결혼을 한다는 점에서는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뒤를 잇지만, 한 차례 결혼의 아픔이 있는 이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다. 그리고 이 특별함은 점차 가상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핵심, 진정성을 확실하게 살리며 프로그램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 결혼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남녀에게 결혼생활은 어쩔 수 없는 환상이다. 그러나 이미 결혼을 경험한 재혼 커플에게 결혼생활은 또 다른 현실이고 시험대다. 재혼 커플들은 현재의 결혼 생활을 비춰보고 반성할 수 있는 과거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가상 결혼일지라도 상대를 향한 태도나 마음가짐에서 진지함이 묻어난다. ‘님과 함께’를 지켜보다 보면 가상 재혼에 임하는 연예인들은 그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재혼생활이 어떠할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보고, 시험을 하고 있는 듯 한 인상을 준다.

그 때문에 서로의 아이들과 시간을 가지며 재혼 부모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했던 이영하-박찬숙 커플, 사유리의 부모의 앞에서 진땀을 빼며 긴장하는 이상민, 이혼을 한 사실 때문에 안문숙과의 소개팅에서 좀처럼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김범수의 모습은 그 진정성으로 인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더욱 집중시켰다.
연령대가 높은 출연진은 사랑 표현에서도 과감하고 적극적이다. 이 부분 역시 진정성과 관련이 깊다. 미혼 커플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부끄러움과 어색함을 느끼는 두 남녀가 연인처럼 다정해 지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은 부부로서의 모습보다 연인의 모습이 강해 실질적인 결혼생활을 보여주는 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재혼 커플의 경우에는 결혼의 유경험자인만큼 초반부터 상대방에게 확실한 의사표현과 적극적인 애정표현이 돋보인다. 가끔씩 던지는 19금 농담들은 무척 자연스러워 어색함보다는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출연진은 결혼생활에서 무엇이 필요한 지 알기에 조금 더 실질적인 결혼생활의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다.
진정성은 관찰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시청자들은 출연하고 있는 연예인의 앞에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고, 몇 명의 제작진이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보고 있는 이 커플이 진짜의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임해주길 원한다. 만약 진성성이 부족할 경우, 일부 가상 커플은 시청자들의 실망감 가득한 원성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님과 함께’는 진정성의 부분에서는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는다. 이혼이나 사별처럼 개인의 아픔을 정면에 꺼내놓고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고, 그로 인해 시청자들의 신뢰감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작은 요소 하나로 ‘님과 함께’가 얻은 것은 매우 크다. 출연진의 처절함이 리얼리티를 살리고, 살아난 리얼리티는 흥미를 높여준다. 조금씩 시청률에서 상승세를 달려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이를 더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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