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타’ 이명기-조동화, 개인 기록으로 승리 자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2 21: 22

SK의 테이블 세터가 북을 치고 장구도 쳤다. 출루는 물론 해결사 몫까지 충실히 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기록까지 세우며 승리를 자축했다.
SK는 1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의 8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3-0으로 이기고 넥센과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이번 2연전 전까지 넥센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9패로 절대적 열세를 보였던 SK이기에 이번 싹쓸이는 의미가 있었다. 이로써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SK는 4위 LG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히며 추격에 불을 당겼다.
표면적으로는 역투에 역투를 거듭한 선발 밴와트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비록 강정호 김민성이 선발 명단에서 빠졌으나 그래도 만만치 않은 넥센의 장타력이었다. 그러나 밴와트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도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며 올 시즌 최다 이닝 소화를 기록했다. 하지만 밴와트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 지원이 없다면 힘이 빠지는 법. 그리고 그 지원 사격을 한 선수가 이날 1·2번으로 출전한 이명기(27)와 조동화(33)였다.

두 선수는 이날 SK의 공격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조동화는 0-0으로 맞선 3회 1사 상황에서 문성현을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치며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동화는 이어 터진 최정의 좌중간 2루타 때 빠른 발로 루상을 휩쓴 끝에 홈까지 밟으며 결승점을 올렸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6회 두 콤비의 연속 적시타는 결과적으로 쐐기타가 됐다.
넥센은 이날 선발 문성현이 4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조상우를 조기에 올려 총력전을 벌였다. 조상우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SK는 6회 박병호의 야수선택으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이명기였다. 이미 1회 좌전안타로 자신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27경기로 늘리며 역대 4위에 올라선 이명기는 조상우의 빠른 공을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조동화는 이번엔 해결사였다. 조상우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3-0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점수를 올렸다. 조상우를 올려 어떻게든 점수차를 잡아두고자 했던 넥센의 힘을 빼는 안타이자 조동화로서는 개인 통산 첫 한 시즌 세 자릿수 안타 고지에 올라서는 한 방이기도 했다. 결국 힘을 얻은 밴와트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SK는 비교적 빡빡했던 이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두 선수는 정도만 다를 뿐 시련이 있었다. 조동화는 신고선수 출신이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표본이기도 하다. 2011년 말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하고도 각고의 노력을 통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명기는 프로 입단 당시부터 타격에는 천재적인 재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수비 및 다른 플레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며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이만수 감독의 야심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치명적인 발목 부상 탓에 상승세가 한 풀 꺾이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두 선수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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