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28)이 기대에 걸맞은 호투로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유희관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⅓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투수가 된 유희관은 이번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와 함께 11승(8패)째를 올렸다. 팀은 6-1로 승리하고 4위 LG에 1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유희관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승부로 한화 타자들을 공략했다. 그야말로 공격적인 피칭이었다. 1회초 세 타자를 상대로 모두 초구에 스트라이크가 기록됐다. 2회초에는 1사에 펠릭스 피에와 김경언의 연속안타로 1, 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장운호의 우익수 플라이가 짧아 주자는 들어오지 못했고, 정범모를 삼진 처리하며 유희관은 위기를 넘겼다.

이후 유희관은 7회까지 한화 타선에 단 1점만 허용하는 호투를 펼쳤다. 7회초 송주호의 내야안타와 자신의 폭투, 2사 후에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정범모의 적시 2루타에 1실점하기는 했지만, 유희관은 추가 실점 없이 8회 1사까지 막고 마운드를 오현택에게 넘겼다.
유희관은 이날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132k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평소 자신의 공보다도 조금 더 느린 공을 던졌다. 대신 변화구를 자주 활용하며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갔다. 좌타자들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자주 활용한 유희관은 우타자와 만났을 때는 바깥쪽으로 위어지는 슬라이더도 요긴하게 썼고, 간혹 커브도 섞었다. 커브는 가장 느린 것이 102km로 가장 빨랐던 공과 30km의 속도 차이를 보였다.
변화구 비율을 늘리며 타자들과의 수싸움에 들어간 유희관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4구 이내에 유희관과 승부하는 경우자 잦았는데, 대부분 유희관의 승리로 끝나 유희관은 8회초까지 마운드에 버틸 수 있었다. 1사까지 잡고 물러났을 때 투구 수는 107개였다.
팀이 6-1로 승리한 가운데 유희관은 또 하나의 승리를 추가했다. 이미 10승으로 구단 역사상 첫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토종 좌완이 된 유희관은 이 승리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넘어섰다. 유희관은 지난해 10승 7패 1세이브 3홀드로 시즌을 마친 바 있다.
더스틴 니퍼트-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를 내세워 두산은 잠실 한화전에서 2연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부산 원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니퍼트가 부진한 경기에서는 불펜이 힘을 내며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고, 불펜이 많이 소모된 다음날에는 유희관이 긴 이닝을 끌어줘 불펜 부담을 줄였다. 두산은 유희관의 호투로 4강 추격에 가속도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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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