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정수빈, 해결까지 책임지는 테이블세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12 21: 34

두산 베어스의 테이블세터가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유희관의 역투와 초반부터 폭발한 타선의 힘을 앞세워 6-1로 승리했다. 2연승을 거둔 6위 두산은 51승 1무 59패가 됐고, 4위 LG에 1경기차로 따라갔다.
마운드에서는 유희관이 7⅓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버티며 한화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타선에서는 테이블세터의 힘이 빛났다. 민병헌-정수빈으로 구성된 두산의 테이블세터는 9타수 6안타 5타점을 합작했다. 홍성흔의 통산 200번째 홈런이 된 2회초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모든 타점이 이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선취점도 이들의 합작품이었다. 민병헌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펠릭스 피에가 실책하는 틈을 타 3루까지 갔고, 정수빈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민병헌을 불러들였다. 민병헌은 2회말 만루 찬스에서도 2루 땅볼로 타점을 추가했다. 필요할 때 1점씩 보태준 이들의 타격으로 두산은 앞서 나갔다.
4회초 3점을 달아날 수 있었던 것도 1, 2번의 공이었다. 2사 2, 3루에 나온 민병헌은 2타점 중전 적시타로 팀의 리드를 5-0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후속타자 정수빈은 중견수 키를 넘기는 타구에 3루까지 가는 빠른 발까지 과시했고, 6-0으로 앞선 두산은 사실상 승부를 굳혔다.
민병헌은 이번 시즌 내내 정확한 타격과 장타,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1번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잔부상 속에 도루와 도루 성공률은 예전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타격 능력이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발전했다. 후반기 들어 타격 폼을 수정한 정수빈은 효과를 보며 최근 오재원을 대신해 2번으로 들어서는 일이 많아졌다. 정수빈이 발전된 타격으로 중심타선에 찬스를 전달해주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두산은 한화와의 2연전에서 '정수빈 효과'를 톡톡히 봤다.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해결까지 도맡아서 해주는 테이블세터를 앞세워 두산은 한화를 완벽히 제압하고 잠시 흔들렸던 전열을 재정비하는 소득도 챙겼다. 오재원의 컨디션 조절과 전략적 선택 등의 이유로 최근 자주 가동됐던 민병헌-정수빈 테이블세터 조합은 두산이 오재원을 2번이 아닌 다른 위치에도 넣을 수 있게 하는 행복한 고민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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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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