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한화, 독이 된 피에의 출전 의지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9.12 21: 34

한화 이글스가 실책으로 자멸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중견수 펠릭스 피에(29)가 몸이 완전치 않음에도 강한 출전 의지를 드러낸 것이 화근이었다.
한화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서 결정적인 2개의 실책을 범하며 1-6으로 패했다. 이로써 8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도 줄이지 못했다. 피에는 이날 경기서 5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제대로 된 송구를 하지 못하며 아쉬운 플레이를 보였다.
피에는 지난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펜스에 어깨를 부딪혀 다친 이후 3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했다. 전날(11일) 경기서는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다. 지금도 수비를 완전하게 소화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 또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이라 타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피에의 출전 의지가 강해 코치진과 김응룡 감독도 이를 허락했다.

하지만 피에의 어깨는 1회부터 문제가 됐다. 두산은 1회말 민병헌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이 때 공을 잡은 피에는 사이드암 형태로 유격수 강경학에게 송구했다. 하지만 공이 중계 플레이를 기다리던 강경학의 오른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민병헌은 이 틈을 타 3루까지 진루에 성공했다. 사이드암으로 던지는 송구 역시 이미 코치진에게 허락을 받은 상황. 코칭스태프로선 피에에게 공이 간다면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두산은 정수빈의 다소 짧은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피에는 애초에 홈 송구를 포기했다. 다시 사이드암 형태로 공을 2루수 정근우에게 던졌다. 선발 유창식이 선취점을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깔끔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어야 했다.
아쉬운 상황은 이후에도 나왔다. 한화가 0-6으로 뒤진 5회말 두산은 1사 1,2루서 최주환의 중견수 플라이 때 2루 주자 홍성흔이 태그업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어깨가 완전한 상태의 피에였다면 2루 주자 홍성흔이 3루로 가기엔 무리가 있는 타구였다. 비록 유창식이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실점하지 않았으나 추가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피에는 6회말 수비에서 송주호와 교체됐다. 피에의 강한 출전 의지는 높은 점수를 줄만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수비에 큰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
이 외에도 한화는 아쉬운 수비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화는 0-3으로 뒤진 4회말 유창식이 양의지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후 최주환이 희생번트를 댔지만, 공을 잡은 포수 정범모가 1루수 위로 높게 송구하며 모든 주자가 살았다. 유창식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위기를 잘 넘기는 듯 했으나 민병헌, 정수빈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며 3점을 추가로 내줬다. 이 점수 역시 모두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결국 추가점을 내준 한화는 초반부터 끌려가는 경기를 했고, 끝내 이 점수를 뒤집지 못했다. 여러모로 허술한 수비가 아쉬운 경기였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