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대표팀 선발진, AG서 반등할 수 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3 06: 13

단기전은 투수 노름이라는 격언이 있다. 그리고 그 투수 중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역시 경기를 만들어줘야 할 선발 투수들이다. 그런데 난기류 주의보다. 이번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에 나설 선발 투수들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그 여파를 대회 전에 차단하는 것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난 7월 28일 발표된 대표팀 엔트리 투수 11명 중 선발 요원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5명 정도다. 에이스로 거론되는 김광현(26, SK)과 양현종(26, KIA)이 선봉에 서고 우완 정통파인 이태양(24, 한화)과 사이드암 이재학(24, NC), 그리고 아마추어 선수인 홍성무(21, kt)가 뒤를 받친다. 대표팀이 예선 3경기를 비롯, 준결승과 결승까지 총 5경기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들이 골고루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잠정적인 구상을 그렸다. B조 최하위로 거론되는 25일 홍콩전은 홍성무가 책임질 공산이 크다. 워낙 실력차가 많이 나고 콜드게임 가능성도 높아 이 경기를 모두 책임져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다. 다만 나머지는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조 1위 진출을 위해 24일 있을 대만과의 예선 두 번째 경기가 중요하고 27일과 28일 연달아 열릴 준결승과 결승전에는 최고 컨디션을 가진 선발 투수들을 내야하는 점에서 수 계산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결국 다섯 명의 선발 요원들이 고른 모습을 보여야 대회 운영이 편해질 수 있다. 한 명에게 쏠리는 부담도 덜어줄 수 있고 불펜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몇몇 선수들이 최근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걸린다. 결승전 선발 후보로 거론되는 김광현이 그나마 꾸준한 투구를 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들쭉날쭉하다. 단기전은 한 판 승부라는 점에서 큰 불안요소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7월 28일 이후 성적만 봐도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이 드러난다. 김광현이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0으로 선전하고 있는 정도다. 전반기에는 오히려 김광현보다 페이스가 더 좋았던 양현종은 6경기 평균자책점이 6.44에 이른다. 내심 김광현과 경쟁을 붙일 생각이었던 류 감독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태양의 평균자책점도 6.07, 이재학도 6.40이다. 변명의 여지가 많지 않다.
물론 시즌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그 떨어진 체력 때문에 구위도 덩달아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주일 정도의 준비 기간이 있다는 점에서 휴식이 이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본과 대만에 비해서도 분명 우리가 한 수 위의 전력이다. 그러나 대만과 일본도 나름대로의 필승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낯설다는 점은 변수다. 타자들이 고전할 경우 경기 양상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결국 선발이 든든하게 버텨줘야 한다. 그간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냈던 국제대회 때는 항상 선발 투수들이 경기를 만들어줬다. 일본과 쿠바라는 강호들을 잡고 금메달을 목에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생각하면 쉽다. 선발이 최대한으로 버텼고 이는 우리가 유리한 변수를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과연 휴식기 동안 재정비해 반등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금메달 전망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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