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4강 싸움의 승자가 최종 결정될 10월 잔여경기 일정이 발표됐다. 각 팀의 유불리를 계산하는 손길이 분주한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SK가 가장 유리하고 LG가 빡빡한 일정표를 받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오후 오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릴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치러질 잔여경기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팀당 9경기에서 15경기의 일정이 짜여 마지막 스퍼트를 할 대진표가 그려졌다. 이 중에서도 LG, SK, 두산, 롯데까지 아직 4강행 희망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 일정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정이 곧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KBO는 예년과 다름없이 큰 고민 끝에 이번 일정표를 발표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특정팀이 유리하고 특정팀이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거리, 휴식일 등을 최대한 고려한 공평한 일정을 위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불리한 팀은 나오기 마련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애당초 남은 경기수나 경기를 치러야 할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100% 공평하게 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머리가 아프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어쨌든 일정은 발표됐다. 우천 등 경기에 지장을 줄 만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일정은 이대로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각 팀의 손익 계산서는 어떨까. 일단 4강권 팀 중에서는 SK가 가장 무난한 일정표를 받아들였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10경기가 남은 SK는 기본적으로 3연전이 두 차례, 2연전이 한 번이다. 물론 예비일 편성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4강을 향해 전력투구한다면 3~4명의 선발 투수로도 남은 일정을 짤 수 있다. 10경기 중 2경기만 지방 경기이며 그나마 3일 이후로는 수도권을 벗어날 일도 없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우천 영향 없이 일정이 진행되는 가정, 그리고 김광현이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소화한다는 가정 하에 SK는 1일 한화전에는 밴와트, 2일 NC전에는 채병룡을 낼 수 있다. 이틀의 예비일이 있고 5일 한화전부터는 김광현이 로테이션에 들어온다. 6일 한화전과 7일 NC전에는 이론적으로 4일을 쉰 밴와트와 채병룡이 다시 들어갈 수 있고 그 다음 경기인 11일 넥센전은 김광현, 13일 두산전은 밴와트, 15일 두산전은 채병룡, 16일 두산전은 김광현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17일 넥센과의 최종전까지 4강 싸움이 이어진다면 남은 투수들의 총력전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LG는 SK와 똑같이 10경기가 편성됐으나 3일부터 7일까지 넥센(3경기), NC(1경기), 삼성(1경기)과 5연전을 치러야 한다. 안방에서 5연전을 치르지만 타 팀에 비해 긴 일정에 상대팀 전력이 강하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4강행의 가장 큰 고비가 될만하다. 이 고비를 넘기면 다음 일정부터는 투수들을 총동원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일정이 이어진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이후로는 2연전 일정만 딱 한 번 있다.
15경기가 남은 두산은 애당초 불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타 팀에 비해 빡빡한 일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일 시작부터 광주, 마산, 대구를 오가며 6연전을 치러야 하고 8일부터 13일까지도 잠실, 대전, 잠실, 인천으로 도는 또 한 번의 6연전이 있다. 휴식 시간이 거의 없어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 관리가 변수로 떠올랐다. 10경기가 남은 롯데는 3연전이 두 번으로 평균적이라는 평가다. 4일부터 9일 사이에는 7일 한화전 딱 한 경기가 편성되어 있기도 하다. 10경기 중 8경기는 홈 경기로 이동 거리도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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