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절정’ 김현수, AG 대표팀 공격도 책임진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13 06: 20

김현수(26, 두산 베어스)는 최근 타격감이 좋다. 시즌 초 극도의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1년 중 언젠가 한 번 찾아올 슬럼프가 시즌 시작과 함께 온 것에 불과했다.
6월을 빼면 늘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유지(2경기만 치른 3월은 제외)하고 있다. 2할6푼5리를 기록했던 6월을 빼고는 가장 낮은 월간 타율이 4월의 3할1푼3리였다. 특히 후반기에는 3할4푼5리로 전반기보다 더욱 뜨겁다. 8월에는 3할7푼, 9월에도 3할4푼8리로 성적이 꾸준하다.
최근 경기인 12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5타수 1안타로 그리 빼어나지 못했지만, 이전 경기인 11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3타수 3안타 2볼넷 1타점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 3할2푼4리에 16홈런 81타점으로 최전성기였던 2009년 이후 최고를 찍고 있다.

정작 김현수 본인은 좋은 타격감에 대한 느낌이 특별히 없다. 김현수는 12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타격감에 대해 묻자 “타격감이 좋고 나쁜 것은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좋고 나쁜 것이 있었는데, 풀타임 시즌을 많이 보내면서 그런 것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일반적인 주장과 대비되는 흥미로운 의견이다. 대부분의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타격에 사이클이 있어 좋을 때 최대한 많이 쳐야 타율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현수는 그렇지 않다. 꾸준한 월간 타율이 김현수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이는 특별히 슬럼프가 길지 않은 김현수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팀 선배였던 이종욱(NC 다이노스)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됐다. 김현수는 “종욱이 형 조언이 변화에 큰 영향을 줬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자기가 칠 것은 치게 되어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급해지지 않고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다”고 김현수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타가 나오고 있는 것이 나쁠 일은 없다. 김현수는 “무엇보다 아시안게임에 같이 가는 선수들이 좋아할 것 같다”며 반겼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김현수는 부동의 주전 좌익수로 배치될 것이 유력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를 빠지지 않고 두루 경험한 김현수는 어느덧 대표팀에서도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까지 왔다.
대표팀에 선발된 일부 투수들의 부진으로 인해 대표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투수력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타격이 더 활발해져야 아시아 정상 수성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 홈런왕 박병호(넥센)를 비롯한 장타자들의 몫도 중요하지만 국제대회에서 늘 중심타자로 활동해온 김현수의 경험이 필요하다.
김현수도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자신의 타격감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정도로 김현수는 아시안게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선수들의 관심사인 병역 문제에서 자유로운 김현수가 이렇게 아시안게임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대표팀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터지는 김현수의 적시타 한 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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