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데이비스, 금지약물 적발로 25G 징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3 01: 22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크리스 데이비스(28, 볼티모어)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2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개인의 부주의, 실수라고도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부진했던 2014년은 더 큰 불명예와 함께 끝났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데이비스가 금지약물 종류인 암페타민 성분을 복용한 것이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됐고 이에 따라 2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는 포스트시즌에도 유효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암페타민은 일종의 각성제 성분으로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상대적으로 구하기가 쉽긴 하나 장기 복용시 부작용이 심각해 MLB에서는 금지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금지약물로 분류되기 전인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MLB 선수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도 한 때 외국인 선수들이 모종의 루트를 통해 구입, 복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MLB가 지정한 경기력 향상 약물(PED) 외에 가장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성분이라고 할 정도다.

다만 스테로이드와 같이 MLB에서 엄히 처벌하고 있는 PED와는 분리되어 취급되고 있다. 데이비스에 대한 징계 수위가 약했던 것도 암페타민을 PED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PED는 첫 적발시 80경기 출전 정지, 두 번째 적발시 한 시즌 출전 정지, 그리고 세 번째 적발시에는 영구 추방돼 처벌이 훨씬 더 세다.
개인의 부주의가 오명을 만들었다. 데이비스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위해 '애더럴' 성분을 처방받았는데 이는 지난해까지 MLB에서 119명이 사전에 사용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올해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이 성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도핑테스트에서 여지없이 적발됐다.
한편 데이비스는 이번 발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팀 동료들, 코칭스태프, 오리올스의 구성원들, 그리고 특히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애더럴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예전에는 허가를 받았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라면서 “처벌을 수용하며 징계는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며 사과를 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더럴을 과연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6리, 장타율 6할3푼4리, 53홈런, 138타점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및 타점 1위에 올랐던 데이비스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3위를 기록하는 등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슬럼프와 수비 시프트의 덫에 걸려 127경기에서 타율 1할9푼6리, 26홈런, 72타점으로 성적이 반으로 쪼그라들었다.
데이비스는 올 시즌 남은 17경기에 출전할 수 없으며 볼티모어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도 8경기는 더 뛸 수 없다. 타율은 낮지만 그래도 한 방이 있었던 데이비스의 이탈에 볼티모어도 전략 구상이 필요해졌다. 다만 올 시즌 부진했다는 점, 그리고 그 자리를 메울 대체 자원이나 유망한 선수들이 더러 있다는 점에서 치명타까지는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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