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전’ 걸린 LG, 티포드·스나이더에 명운 달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9.13 06: 22

최상의 시나리오와 거리가 있다. 10경기만 남겨둔 만큼, 여유 있는 잔여일정을 기대했으나, 이동거리가 적은 것 외에는 특별한 이점이 없다. 무엇보다 5연전 배정이 크다. 상위 선발진을 집중투입하고 불펜진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려했던 LG 트윈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아시안게임 이후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발표했다.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팀마다 최소 9경기에서 최대 15경기를 치르는데, LG는 잠실구장에서 8경기, 대구구장과 사직구장에서 각각 1경기에 임한다. 사실 LG는 NC 다음으로 잔여경기 수가 적고, 잠실구장에서 치를 경기가 많기 때문에 유리한 일정이 나올 것 같았다. 잔여경기가 많은 팀에 비해 연전이 없는, 여유 있는 일정표로 페넌트레이스를 마무리할 듯싶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5연전이 잡혀버렸다. LG는 3일부터 7일까지 넥센 NC 삼성 상위권 팀과 5연전에 임한다. 난적 넥센과 3연전, NC·삼성과 각각 1경기를 연달아 붙게 됐다. 물론 1·2·3위에 자리한 세 팀의 승차가 벌어졌기 때문에(12일 기준 1위 삼성과 2위 넥센 4.5경기차, 넥센과 3위 NC 7.5경기차) 세 팀 모두 페이스 조절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들이 포스트시즌 상대, 즉 4위에 올라갈 팀을 고를지도 모른다. 삼성 넥센 NC의 손으로 LG SK 두산 중 4위에 자리할 팀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LG의 성패는 이 5연전에 달렸다. 3승 이상을 올린다면, 페넌트레이스 끝까지 순항할 확률이 높다. 이를 위해선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팀에 합류할 에버렛 티포드와 브래드 스나이더가 활약해야 한다. 티포드는 4선발 역할을, 스나이더는 중견수로 활약해줄 필요가 있다. 미운오리새끼가 된 두 외국인선수의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티포드는 지난 8월 12일 경기 이후 한 달이 넘게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왼쪽 어깨가 뭉치고 손가락이 찢어지면서 실전이 불가능한 상태다. 불펜피칭은 꾸준히 하고 있으나 양상문 감독은 티포드를 무리시키지 않으려 한다. 일정상 여유가 있고 양질의 불펜진을 갖췄기 때문에 4선발 체제를 가동했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가 필요할 경우 장진용이 선발 등판했고, 불펜진 소모가 적을 때는 일찍이 불펜투수들을 투입했다.
그러나 오는 5연전에선 이러한 마운드 운용은 어렵다. 그래서 티포드가 해줘야한다. 자신감과 적극성을 되찾는다면,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다. 티포드는 첫 6경기서 평균자책점 2.08로 맹활약했었다. 당시만 해도 포심패스크볼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마음껏 구사하며 레다메스 리즈의 공백을 메워줄 것 같았다. 특히 140km 후반대의 포심과 낙폭이 큰 커브는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티포드는 갈수록 볼넷이 많아지고 구위까지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이따금씩 팔을 내려 사이드암투수처럼 던졌으나 전혀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제구력만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양 감독은 일찍이 “티포드를 불펜 투수로 기용할 계획은 없다. 돌아오면 무조건 선발투수로 등판한다”고 못 박았다. 티포드가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나이더도 티포드의 행보와 흡사하다. 스나이더는 데뷔전부터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했고 타점 능력도 과시하며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7월 24일 광주 KIA전서 헤드샷을 맞았고, 7월 28일 잠실 롯데전에선 수비 도중 골반 부상을 당하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결국 8월 24일 롯데전을 치르고 골반 부상이 재발, 현재 이천에서 재활 중이다.
당장 스나이더에게 기대할 부분은 타격보다는 수비다. 양 감독이 “스나이더의 수비로 우리가 이긴 경기가 2, 3경기는 된다”고 할 만큼, 스나이더는 중견수로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LG 와야수 중 가장 빠르고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잡아냈다. 잔여경기 10경기 중 8경기가 잠실경기인 LG에 있어, 스나이더의 수비는 분명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한편 LG의 4위 경쟁상대인 SK는 LG보다 유리한 잔여경기 일정을 받았다. LG와 똑같은 10번의 잔여경기를 치르는 데 두 차례 3연전에 임하고 중간에 휴식일도 넉넉하게 배정됐다. 루크 스캇이 퇴출당하고, 로스 울프와 가족 문제로 결별하면서 단 한 명의 외국인선수만 쓰고 있으나, 그 한 명이 진국이다. 조조 레이예스를 대체한 트래비스 밴와트는 10경기 동안 61⅓이닝을 소화, 8승 1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김광현과 원투펀치를 이뤘다. 밴와트가 SK의 후반기 대반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4위 경쟁상대인 두산은 외국인선수 활약에 있어서 LG보다 낫다. 일단 더스틴 니퍼트가 여전히 1선발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호르헤 칸투는 후반기 장타율과 타점 쪽에서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타율은 3할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니에스키 마야가 기복을 줄이는 게 15번의 잔여경기를 치르는 두산의 과제. 두산은 두 차례 6연전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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