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통산 2000호골이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고, 결승골이 되었다면 더 기뻤을 뻔했다. 그러나 올 시즌 리그 1호골을 신고한 손흥민(22, 레버쿠젠)은 교체투입돼 성공시킨 골 장면 하나로 많은 것을 보여줬다. 그 중 으뜸은 단연 해결사로서 진화 중인 '손세이셔널'의 번뜩임이었다.
손흥민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 경기에 교체투입, 30여 분을 소화하며 올 시즌 리그 1호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레버쿠젠은 마지막 순간 아쉬운 실점을 허용, 3-3 무승부를 거두며 2승 1무(승점 7)를 기록했다.
A매치 차출 영향으로 인해 선발 명단이 아닌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벤치에서 전반전을 지켜봤다. 1-1의 팽팽한 무승부가 후반 15분 만에 깨졌다. 프랑코 디 산토에게 역전골을 허용한 레버쿠젠은 1-2로 끌려갔고, 슈미트 감독은 공격에 강세를 두기 위해 손흥민 카드를 꺼내들었다.

손흥민은 슈미트 감독의 기대에 착실히 부응했다. 후반 18분 그림같은 하칸 찰하노글루의 직접 프리킥으로 2-2 동점이 된 상황에서 손흥민은 자신에게 내려진 '해결사'의 임무를 확실히 수행했다. 승리를 위해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바로 그 상황에서 손흥민은 골을 넣기 위해 투입된 선수였다.
손흥민은 틴 예드바이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려 팀의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의 올 시즌 리그 첫 골을 뽑아냈다. 리그에서는 첫 번째 골이지만, 시즌 4호골에 해당하는 무르익은 골 감각이었다. 굵직굵직한 무대에서 이어져온 손흥민의 해결사 본능이 리그에서도 빛을 발했다. 후반 40분 아쉬운 실점만 없었다면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이 됐을 골이었다.
경기는 3-3으로 끝났지만, 손흥민은 A매치 여파 없이 오히려 한층 더 날카로워진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교체카드 적중의 기쁨을 만끽한 슈미트 감독에게도 신뢰를 안겨줬다. 레버쿠젠 공격의 믿고 쓰는 옵션으로 거듭난 손흥민이 올 시즌 리그에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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