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선발투수들이 '맞붙는다'는 표현을 쓴다. 그렇지만 실제로 선발투수들끼리는 직접 상대하지 않는다. 상대 타자들과 승부를 펼칠 뿐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상대 선발이 누구든 신경 안 쓴다. 난 타자들만 신경 쓴다"다.
그런데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는 투수와 투수가 승부를 해야 한다. 보통 투수들의 타격 성적은 신통치 않기 때문에 그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비교적 쉽게 잡고 넘어간다. 뒤집어 생각하면 투수에게 안타를 맞는다면 더욱 타격은 크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상대하는 류현진이 명심해야 할 사실이다.
류현진은 13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벌어질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한다.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저스와 2위 샌프란시스코의 격차는 고작 2경기, 류현진은 3연전 첫 경기에 출전한다. 류현진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저스의 지구 우승여부가 달려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는 매디슨 범가너. 17승 9패 평균자책점 3.02로 데뷔 후 가장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명실상부한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투수다. 그런데 이 투수가 돋보이는 점은 타격까지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범가너의 통산 타격성적은 1할6푼3리(283타수 46안타) 5홈런 29타점이다. 투수로서 평범한 성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타율 2할5푼4리(59타수 15안타)에 홈런만 3개, 타점은 13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가운데 2개는 만루포였다. OPS는 0.726, 조정OPS는 무려 106이다. 쉽게 말해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OPS를 기록 중이다.
특히 좌완투수를 상대로 더 강했던 범가너다. 좌완 상대 타율 2할8푼6리(28타수 8안타) 홈런 2개에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는 0.871, 비록 타수가 적지만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어지간한 타자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좌완투수 류현진이 범가너를 경계해야 할 이유다.
내셔널리그에서 고의4구 작전으로 투수 9번타자와 승부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올해 범가너를 상대로는 위험한 작전이 될 수 있다. 득점권에서 범가너의 타율은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2홈런 12타점), OPS 0.981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범가너와 류현진의 상대전적은 어땠을까. 범가너는 작년 5타수 1안타, 올해 1사투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총 6타수 1안타, 타율 1할6푼7리다. 반대로 류현진은 범가너를 상대로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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