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 LA 다저스)이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등판에서 초반 최악의 투구를 하고 물러났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류현진은 1회만 마친 채 조기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홈팀 샌프란시스코의 ‘좌완 킬러’들을 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좌투수에 강하기로 유명한 버스터 포지 역시 조심해야 할 선수였지만, 류현진은 이른 카운트에 포지에게 외야 좌측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포지는 투수 유형별 타율에서 큰 편차를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좌타자를 상대했을 때 타율(.316)이 우투수 상대 타율(.305)보다는 조금 높다. OPS도 .067이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좌타자인 조 패닉은 숨겨진 좌완 킬러였다. 패닉은 우투수를 상대로도 타율 3할6리로 강했지만, 좌투수를 맞아서는 타율 3할3푼9리로 더 강했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젊은 선수지만, 류현진은 패닉에게 왼쪽 파울라인 안쪽을 통과하는 2루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천적인 헌터 펜스도 류현진에게는 큰 벽이었다. 포지의 적시 2루타에 1점을 내준 뒤 류현진은 펜스를 상대하다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2점째 실점했다. 이때 나온 야시엘 푸이그의 무리한 송구도 아쉬웠다. 펜스는 2루까지 진루했고, 이후 류현진은 2점을 더 주고 이닝을 끝냈다.
타자들이 공략을 효과적으로 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부진 원인은 류현진의 몸 상태였다. 이날 류현진은 부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될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매디슨 범가너를 루킹 삼진으로 잡을 때 나온 92마일(148km)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90마일 이하였다.
단 27개만 던진 류현진을 빼기로 결정하고 2회초부터 크리스 페레스를 준비시킨 다저스는 결국 2회말에 류현진 대신 페레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38로 올라갔다. 15승은 미뤄졌고,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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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