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같지 않은 소녀 연기자가 다시한 번 내공을 채웠다.
'괴물 같은'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는 15세 여배우 김새론이 영화 '맨홀'(10월 개봉)로 돌아온다.
'맨홀'은 맨홀을 이용해 납치와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과 사투를 벌이는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새론은 정체불명의 남자 수철의 표적이 된 청각장애 소녀 수정 역을 맡아 연기한다.

영화 '이웃사람', '아저씨'에 이어 3번째 스릴러 장르 출연이지만 말을 할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청각장애인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한 달 전부터 수화를 익히는 것은 물론 오로지 표정과 몸짓으로 맨홀 속에서의 다급한 위기 상황을 표현해내야 했다. 첫 수화연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다급한 상황에서도 말을 하지 못 하는 캐릭터라 처음엔 답답하고 힘들었지만 “나와 수정이라는 캐릭터가 하나라고 생각하고 감정이입을 했다”며 아역 연기자답지 않은 성숙한 대답을 들려주기도.
수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로처럼 꼬여있는 맨홀을 달리는 씬이 유독 많았던 김새론은 힘든 촬영 환경 속에서도 큐 사인만 들어가면 눈빛이 돌변, 신재영 감독은 “한마디로 신기가 있는 배우”라고 김새론을 평했다.
앞서 영화 '도희야'(정주리 감독)에서는 폭행에 시달리며 상처로 가득 찬 도희 역을 맡아 어린 배우가 차마 하지 못할 것 같은 연기를 보여주며 보는 이를 놀라게 한 김새론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 센티멘탈한 분위기에 신비함마저 감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여행자'부터 영화 '바비', '이웃사람', '아저씨', 최근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도 이런 그의 이미지가 활용됐고, 쌓여왔다.
이에 일부에서는 김새론이 어린 나이의 여배우가 소화하기에는 감정적으로 다소 힘든 역만 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밝고 명량한 그 나이 또래의 천진난만 소녀라고.
김새론은 가장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 중 한 명으로도 꼽히고 있다. 길고 여리여리한 몸에 작은 얼굴, 그 만큼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 연기가, 청각 장애를 갖고 있지만 남들보다 발달한 촉감으로 맨홀에서 탈출하려 애쓰는 수정 캐릭터로 관객을 자연스럽게 이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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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