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안방에서 속쓰린 패배를 당했다.
롯데는 1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전에서 3-4로 석패를 당했다. 선발 쉐인 유먼이 5⅔이닝동안 무려 안타 12개를 맞으면서 난타를 당했지만 연달아 호수비가 나오면서 무려 3개의 주루사를 이끌어냈다. 타자들은 상대 선발 유네스키 마야에게 7이닝 1실점으로 완벽하게 눌렸지만 9회 마지막 공격에서야 기를 폈다.
문제는 롯데 타선이 너무 늦게 잠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이다. 전날 NC전에서 1안타 영패를 당했던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도 4회까지 안타를 치지 못했다. 무려 11이닝 연속 무안타. 역대 기록인 15이닝(2000년 해태) 기록에 근접할 뻔했다. 6회에 안타 3개가 이어지며 1점을 올렸지만 1사 만루서 박종윤이 삼진, 전준우가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롯데 타선은 9회말 2사 후에야 깨어났다. 4-1로 뒤진 가운데 강민호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 출루에 성공했다. 강민호는 대주자 오승택으로 교체됐고, 타석에는 문규현 대신 대타 박준서가 등장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다시 박준서는 대주자 백민기로 바뀌었고, 김민하 타석에서 대타 김대우가 나왔다. 김대우는 침착하게 이용찬의 포크볼을 골라냈고 폭투까지 겹쳐 롯데는 2,3루에 주자가 장전됐다. 그리고 김대우는 바깥쪽 공을 욕심부리지 않고 가볍게 밀어쳐 2타점을 올렸다.
두산 마무리 이용찬은 눈에 띄게 흔들렸다. 그리고 롯데는 신본기 자리에 대타 장성우를 투입했다. 롯데의 3연속 대타다. 장성우는 볼카운트 3볼까지 유리하게 끌고갔지만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비록 롯데는 패배했지만 경기 막판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상대 피로감을 높였다. 이제 4위와는 3.5게임 차,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날 9회 2사 후 보여준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기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