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독설가 셰프 강레오도 딸아이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아빠였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아빠 중 하나인 강레오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강레오가 셰프로서 요리 교실의 강단에 섰기 때문. 무시무시한 독설가로 유명한 강레오도 학생이 된 딸 에이미 앞에서는 화를 낼 수 없는 맘 약한 아빠였다.
이날 방송에서 강레오는 박선주, 에이미와 요리 교실로 향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요리 교실에서 강레오는 특별 선생님으로 등장해 실력을 발휘했다. 국내에서 손 꼽히는 셰프 중 하나인 그가 직접 진행하는 요리 교실은 모두의 주목을 받을 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광경을 거들떠 보지 않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에이미였다.

에이미는 앞에서 강레오가 어떤 말을 하든 요리 재료를 먹고 조리대 위에 올라서는 등의 행동으로 강레오를 당황케했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에이미였지만 강레오는 이를 강하게 저지하지 못했다.
반전이었다. 강레오는 케이블채널 올리브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통해 독설 심사위원으로 잘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눈빛 하나로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뼈가 있는 독설로 참가자들을 울렸다. 이 프로그램에서 참가자가 만든 음식을 먹지도 않고 버린다거나 시식 후 강한 눈빛으로 쏘아보는 장면 등은 그에게 독설가라는 유명세를 안겨줬다.
그러나 '오 마이 베이비' 속 강레오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물론 그의 교육법이 엄마인 박선주보다는 엄격했지만, 심사위원으로서 음식을 맛보던 강레오와 비교한다면 천지 차이였다.
결국 강레오도 딸바보 아빠였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제 캐릭터 때문에 요리 교실을 하면 굉장히 조용하다"면서 에이미와의 요리 교실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그 나이만 아니었으면 끌고 나갔다. 에이미는 방해하려고 왔지 뭘 들으려고 온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에이미의 행동을 강하게 막지는 못했다.
강레오는 결국 음식을 만들지 못한 에이미에게 "앞치마를 벗고 키친을 떠나라"며 장난스레 평가했다. 이는 그가 '마스터 셰프 코리아'에서 탈락자에게 건네던 무서운 선고였지만, 아빠 강레오의 입에서 나오자 상냥하고 장난기 가득한 말로 변신했다.
강레오는 '오 마이 베이비'를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방송 또한 밖에서는 독설가로 정평이 난 그이지만, 집 안에서는 얼마나 딸 바보로 변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다. 그도 알고 보면 그냥 아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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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