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 유쾌하지 않은 시나리오가 다시 불거졌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다시 부상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큰 부상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일제히 류현진의 어깨 상태에 주목하고 있다. 남은 시즌에 줄 영향 때문이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이닝 4실점을 한 뒤 곧바로 강판됐다. 사유는 왼 어깨 통증이었다. 이 어깨 통증은 류현진의 1회 투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으로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다저스 코칭스태프가 곧바로 류현진을 벤치에 앉힌 것도 이를 시사한다.
이미 5월 비슷한 증상으로 15일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류현진이 다시 같은 우려를 사고 있는 것이다. 엉덩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상이 류현진의 앞을 가로막은 셈이 됐다. 팀은 물론 시즌 15승, 규정이닝소화 등 개인적인 목표에도 비상이 걸렸다. 복귀 이후 컨디션이 좋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성적은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자신의 몸이다. 일단 큰 부상까지는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감을 준다. 류현진도 경기 후 이를 확인했다. 통증 정도는 5월 부상 당시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당시는 통증 부위의 민감함치고는 그다지 오래 결장하지 않았다. 당시의 복귀 스케줄을 밟는다면 남은 정규시즌 일정을 건너뛰는 정도에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서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A 지역 언론은 물론 CBS스포츠, NBC스포츠 등 굵직굵직한 전국단위 언론들에서도 류현진의 어깨 통증을 큼지막하게 다뤘다. 이들은 류현진의 경기 후 인터뷰를 인용해 “치명적인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하면서도 같은 부위에 부상이 두 차례나 발생했다는 점은 주목하고 있다.
미 CBS스포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은 시즌 초반 왼쪽 어깨 염증 증상으로 3주를 쉬었다”라고 상기시킨 뒤 “이날 류현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1마일이었다. 이는 시즌 평균인 90.6마일에서 떨어진 것이다. 구속의 저하는 어깨 문제의 전통적인 이상 징후”라며 이 문제가 좀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NBC스포츠 역시 “류현진은 첫 부상 당시 3주 반 정도를 뛰지 못했다. 이번 부상으로 인해 그가 남은 정규시즌 일정과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가 됐다”라면서 “좀 더 구체적인 것은 그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정밀 검진을 받은 뒤 알 수 있겠지만 확실히 염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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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파크(샌프란시스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