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답답한 타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A 다저스가 또 하나의 악재를 맞이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든든한 축 중 하나인 류현진(27)이 어깨에 이상징후를 다시 드러냈기 때문이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다저스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LA 다저스는 13일부터 15일까지 AT&T파크에서 열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 총력전을 벌일 심산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3일 경기 전까지 다저스를 2경기차로 추격 중이었다. 다저스로서는 이번 맞대결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추격 의지를 확 꺾어 놓을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돈 매팅리 감독은 일찌감치 두 차례나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며 류현진-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로 이어지는 막강 스리펀치를 이번 3연전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첫 단추부터 꼬였다. 상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저격수로 내심 기대했던 류현진이 13일 등판에서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1회 후 강판, 다저스는 1패 이상의 고민을 안게 됐다. 평소 “선발 투수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라는 비판을 받아온 다저스로서는 커쇼, 그레인키와 함께 가장 신뢰를 주는 류현진의 부상이 뜨끔할 수밖에 없다.

구단 주치의를 만나 정밀진단을 받아봐야겠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류현진 스스로도 그렇게 이야기했으며 돈 매팅리 감독도 5월 어깨 통증 당시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곧바로 예정된 다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실시되는 다저스라 여기서 류현진을 무리시켜서는 안 된다. 부상 부위가 민감하다는 점에서 더 신중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류현진은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라 남은 정규시즌 일정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15승 도전 실패, 규정이닝소화 실패 등 아쉬움이 많겠지만 다저스에도 치명타다. 다저스는 이미 조시 베켓(엉덩이), 채드 빌링슬리(팔꿈치), 폴 마홀름(무릎) 등 선발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줄부상 중이다. 류현진은 이들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류현진이 빠진다면 갈수록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나 케빈 코레이라, 혹은 경험이 일천한 카를로스 프리아스에 선발 로테이션의 뒤쪽을 맡겨야 할 판이다.
5월 어깨 통증, 8월 엉덩이 부상이 있었으나 당시는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이 거센 시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장 14일 경기에서 패할 경우 동률이 된다. 13일 현재 남은 맞대결이 5번이나 남아있어 1위 자리 수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그렇다고 타선이 살아날 조짐은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다. 류현진은 14일 다시 검진을 받을 예정이며 추후 정밀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류현진까지 이탈한다면 다저스는 시즌 막판 구상을 다시 짜야 하는 어려움이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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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파크(샌프란시스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