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홍성흔은 지난 12일 잠실 한화 이글스 전에서 유창식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1999년 프로에 첫 발을 딛은지 16년 만에 통산 200홈런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데뷔 첫 해인 1999년부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홈런 16개를 날려 범상치않은 실력을 과시했던 홍성흔은 기량과 건강 둘 다 갖춰야만 가능한 200홈런 고지를 나이 서른 여덟에 밟았다. 가장 많은 홈런을 쳤던 건 2010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26개였고 가장 적은 건 2007년 80경기만 출전한 가운데 날린 5개였다. 이 모든 홈런이 더해져 홍성흔을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20번째 200홈런 타자로 만들어줬다.
13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홍성흔은 200홈런 달성에 대해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었다. "한일 통산 400홈런도 진작에 넘긴 이승엽이 있는데 그 절반인 200홈런에 대해 이야기하기 부끄럽다"던 홍성흔은 "그리고 20번째인데 그렇게 크게 이야기할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

홍성흔이 진짜 행복하게 느끼는 건 기록달성 보다는 현역 프로야구선수라는 직업이다. 그는 "난 아직 직업이 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과 현장에서 계속해서 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다"면서 "혹자는 '연봉이 많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당장 한 달에 200만원만 받아도 현장에서 이런 직업을 계속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도 그에는 아직 목표가 있다. 바로 우타자 최초의 2000안타 돌파다. 꾸준함의 상징과도 같은 2000안타는 양준혁(2318개), 장성호(2071개), 전준호(2018개), 이병규(2011개) 네 명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좌타자다. 홍성흔은 통산 안타 1943개로 역대 5위, 그리고 우타자 1위를 달리고 있다.
홍성흔은 "입단동기 정성훈이 지금 몇 개나 쳤는지(1783개)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내가 먼저 2000안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200홈런이야 많은 사람들이 했지만, 우타자 2000안타는 아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 욕심이 난다"며 방망이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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