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탈꼴찌는 결국 한여름밤의 꿈이 되는 것일까.
한화의 탈꼴찌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KIA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1-3으로 패했다. 8위 KIA와 탈꼴찌 시리즈로 관심을 모았으나 첫 경기부터 연장패를 당하며 격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잔여 13경기에서 2.5경기차를 뒤집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한화는 지난 6월12일 LG와 공동 8위가 되며 최하위로 떨어졌고, 6월15일부터 지금까지 단독 9위로 맨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팀 최다 7연패에 빠졌던 7월9일에는 8위 SK와도 5.5경기차로 벌어져 9위 자리를 면하기 어려운 듯했다.

하지만 8월에 반전 드라마를 쓰며 탈꼴찌의 꿈을 키웠다. 8월 19경기 12승7패 승률 6할3푼2리로 9개팀 중 2위의 성적을 내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이때부터 탈꼴찌 희망을 키웠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부터 KIA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한화와 격차가 점점 좁혀졌다.
KIA는 지난달 28일 SK에 7위 자리를 내주며 8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당시 9위 한화와 승차는 1.5경기차. 한화는 KIA와 차이를 두 번이나 0.5경기로 줄이며 대망의 탈꼴찌를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고비를 못 넘겼다. 보름이 더 지났지만, 오히려 2.5경기로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8월 돌풍으로 탈꼴찌 가능성을 한껏 높였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한여름밤의 꿈이 될 공산이 크다. KIA가 8위로 떨어진 8월28일 이후 10경기를 치렀는데 오히려 1경기가 더 벌어졌으니남은 13경기에서 2.5경기를 역전시키란 쉽지 않다. 2차례 맞대결을 모두 잡아야만 탈꼴찌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한화는 9월 들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9월 10경기 2승7패1무로 9개팀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최근 5연패로 다시 깊은 침체에 빠졌다. 9월 팀 평균자책점 4위(5.31)로 마운드는 버텨주고 있지만 팀 타율 8위(.251)에서 나타나듯 방망이가 침묵한다. 경기당 평균 3.9점에 그쳤다. 실책도 8월 19경기에서 9개에 불과했지만 9월 10경기에서만 13개다.
만약 한화가 올해도 9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2012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가 된다. 프로야구 역사상 3년 연속 최하위 팀은 2001~2004년 롯데가 유일하다. 한화로서는 어떻게든 탈꼴찌를 해야만 최소한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다. 당장 14일 KIA전을 반드시 잡아야 실낱 같은 탈꼴찌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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