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승리한 것에 만족한다".
KIA 외국인 투수 저스틴 토마스(30)의 데뷔 첫 승 신고가 쉽지 않다. 토마스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고도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7번째(6선발) 등판에도 한국 데뷔 첫 승을 다시 한 번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대다수 선수라면 조바심이 날 법도 하다. 비슷한 시기 대체로 들어온 SK 트래비스 밴와트는 벌써 8승을 올렸고, 두산 유네스키 마야도 2승을 거뒀다. 그에 비해 토마스는 지독한 불운 탓에 좀처럼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는다. 그래도 흔들림 없이 점점 나아지는 투구 내용으로 한줄기 희망을 비추고 있다.

비록 이날 한화전에 토마스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KIA는 그의 호투를 발판삼아 대등한 경기를 가져갔다. 연장 10회 접전 끝에 3-1로 이기며 3연패 탈출과 함께 9위 한화와 격차를 2.5경기로 벌렸다. KIA 선동렬 감독은 "토마스가 잘 던졌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해 아쉽다"라고 그의 공을 치켜세웠다.
토마스는 의연했다. 그는 "비록 개인적으로 승리는 올리지 못했지만 팀이 승리한 것에 만족한다.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7월말 합류 후 7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만 안은 채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 중이지만 선발 6차례 등판에서 2차례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였다.
특히 한화전은 최고의 투구를 했다. 최고 150km 강속구를 우타자 몸쪽 낮게 과감하게 꽂아 넣었다. 140km대 중후반 강속구를 꾸준히 원하는 곳으로 뿌렸다. 여기에 결정구로 쓰는 체인지업-슬라이더가 효과적이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흐르는 체인지업은 강속구와 어우러져 최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토마스는 "몸쪽과 바깥쪽 직구 제구가 잘 됐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이전 경기보다 잘 들어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승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30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36개, 볼넷 12개로 비율이 이상적이다.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 템포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원하게 했다.
14일 현재 49승65패로 8위에 처져있는 KIA는 4위 LG(55승60패2무)와 격차가 5.5경기로 뒤집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잔여 14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토마스는 최대 3~4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아시안게임 휴식 후 10월에는 토마스가 첫 승을 신고하며 KIA의 아주 실낱 같은 4강 불씨를 지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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