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막바지로 갈수록 외국인 투수들의 이름이 각종 기록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타고투저 시즌 속에서도 어김없이 외인 투수들의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지만 팀 타선이 1점도 올리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아쉽게 시즌 4패(13승)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밴덴헐크는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 3.30을 마크, 김광현(SK)을 제치고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탈삼진 부문에서도 154개로 앤디 밴 헤켄(넥센, 160탈삼진)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날 맞대결을 펼친 코리 리오단도 7⅓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3.71로 이 부문 4위까지 올라섰다.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 순위를 보면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10위권 내에 올라있는 토종 투수는 3명(김광현, 우규민, 양현종)에 불과하다. 특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5명의 선수 중 김광현이 유일하게 토종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토종 선수들이 힘을 냈다. 비록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1~3위 모두 외국인 투수였지만, 10위 안에 5명의 토종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4~7위까지 이재학, 김광현, 윤성환, 양현종이 있었고 9위에 장원삼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을 향해 갈수록 외인 투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다승 부문에서 밴 헤켄이 19승으로 다승왕을 거의 확정지은 가운데, 탈삼진 부문에서도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외국인 투수가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 이어 외국인 강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시즌도 현 상황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이재학이 2위, 윤성환이 5위, 유희관이 7위로 토종 자존심을 지켰다. 배영수가 크리스 세든과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지만, 배영수는 4.7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탈삼진 부문에선 레다메스 리즈가 188개로 압도적인 1위를 마크했었다.
아직 시즌인 끝난 것은 아니지만,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도 외국인 투수들의 위력은 여전하다. 토종 투수들의 활약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는 분명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투수 부문에서 어떤 선수가 타이틀을 가져갈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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