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에이스 3인방이 나란히 9승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LG에 10승 투수가 전무할 것 같았으나, 셋 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11경기 남은 가운데, 동반 10승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규민 류제국 코리 리오단 순으로 9승을 올렸는데 셋 다 전반기 보다 나은 후반기를 만들었다. 4월과 6월, 짝수달에 부진했던 우규민은 8월을 철저히 준비했고 8월 한 달 동안 5경기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맹활약했다. 우규민은 9월에 치른 두 경기서도 평균자책점 2.16을 마크,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세 차례 선발 등판이 남았기 때문에 LG 투수 중 10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
류제국은 8월 19일 넥센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패스트볼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가 자리 잡으면서 사사구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맞혀 잡는 피칭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류제국은 지난 10일 광주 KIA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9승, 그리고 넥센 밴헤켄에 이어 두 번째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다.

류제국은 “사실 나는 변화구까지 마음대로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투수는 아니다.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고 상대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기 위해 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였다. (최)경철이형과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중 그날 제구가 잘 되는 구종을 정해서 던지고 있다”며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리오단은 13일 삼성전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7⅓이닝 무실점으로 7이닝 1실점한 밴덴헐크와 외국인 에이스 맞대결에서 이겼다. 8월 9일 잠실 한화전 완투패를 비롯해, 호투에도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리오단은 퀄리티스타트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부문에서 각각 16회와 9회로 리그 전체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덧붙여 경기당 볼넷 1.88개 허용으로 리그 2위, 이닝당 투구수 15.7개로 리그 1위, 경기당 6이닝 이상 소화로 리그 1위다. 올 시즌 가장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구속이 올라가며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조화도 뛰어나다.
양상문 감독은 에이스 3인방에 대해 “다들 충분히 10승을 올릴 능력이 있는 투수들이다. 시즌 초반 몇 가지가 맞지 않아 잘 안 됐는데, 갈수록 제구가 좋아지면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 우리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들 모두 “10승보다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 성적이 아닌 팀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며 선발승은 팀이 승리하는 과정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류제국은 “10승을 올리기보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리오단도 “선발승을 쌓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팀이 포스트시즌 티켓을 받는 것만 신경 쓸 것이다. 포스트시즌 때 잠실구장서 팬들의 큰 함성소리가 기대된다”고 웃었다.
한편 우규민은 14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세 번째 10승 도전에 나선다. LG와 삼성 모두 투수들을 전원 대기, 총력전을 준비하는 상황. 우규민이 올 시즌 LG의 첫 번째 10승 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