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띠과외’, 어디가서 이런 귀여운 조합을 보겠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9.14 09: 44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나이 어린 스승이 나이 많은 제자를 가르친다는 역발상 구성에서 나오는 매력적인 조합으로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추석 연휴 동안 방송됐던 숱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듯 보인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지난 8일과 12일 두차례에 걸친 시범 방송을 마쳤다. 송재호와 진지희, 김성령과 성시경, 이재용과 손예음, 정준하·김희철과 지혜란 등 띠동갑 스타들이 교사와 제자로 만나 SNS, 영어, 기타 연주, 중국어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보통 우리 사회에서 스승은 나이가 많아야 한다, 공부는 어릴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이 프로그램은 배움에 있어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기조를 띠었다. 1939년생 송재호가 60살이나 어린 1999년생 진지희에게 ‘99토끼님’이라고 부르며 SNS를 배우느라 진땀을 빼고 진지희 역시 ‘선생님’ 대신에 ‘39토끼님’이라 부르며 열심히 SNS를 가르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훈훈했다.

나이를 건너뛰고 어떤 분야의 대가에게 교육을 받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스타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 뻘 손예음을 깍듯이 모시며 기타를 배우는 작품 속에서 악역을 많이 했기에 다소 무서운 이미지의 이재용의 겸손한 행동, 누구나 그렇듯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자꾸만 주눅이 드는 김성령의 고뇌, 다소 장난기 있어 보이지만 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열정만큼은 높았던 정준하와 김희철까지.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배움이라는 하나의 공통 목표로 만난 이들이 진심을 다해 공부하는 과정이 재미와 함께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이재용이 친근감 넘치는 ‘요리 잘하는’ 아저씨라는 사실을, 배우 송재호가 tvN ‘꽃보다 할배’ 속 배우들 못지않게 상당히 귀여운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김성령이라는 배우의 귀여운 매력을, 정준하와 김희철의 상극 속 묘한 어우러짐을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했다. 띠동갑 스타들의 과외라는 훈훈한 관계는 이 같은 스타들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덤까지 챙겨줬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두차례의 시범 방송으로 꽤나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확 신선하게 다가온다거나 파괴력이 있는 강렬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꾸만 빨려드는 듯한 습자지 같은 매력이 있다. 일회성 방송이 아니라 정규 편성이 돼서 송재호가 좀 더 능숙하게 SNS를 활용하는 모습도 보고 싶고, 김성령이 성시경에게 배운 영어 수상 소감을 실전에 써먹는 모습도 보고 싶고, 이재용이 손예음과 함께 그럴듯한 연주를 하는 모습도 보고 싶고, 정준하와 김희철이 유창한 중국어를 하는 모습도 보고 싶게 만드는 것.
MBC는 추석 연휴 동안 4개의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을 내놨다. 그 중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현재 비어있는 금요일 오후 10시대를 책임질지는 아직 미지수. 일단 기분 좋은 출발을 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안방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jmpyo@osen.co.kr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