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는 호투를 이어갔고 타석에서는 자신의 타격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다. LA 다저스의 우완 에이스 잭 그레인키(31)가 투·타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전날 영봉패의 수모를 깨끗하게 갚는 일등공신이 됐다.
그레인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그레인키는 밀워키 시절이었던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5승 고지를 밟는 기록을 세웠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64로 낮아졌다.
기록도 기록이었지만 그 기록을 결정짓는 활약이 엄청났다. 특유의 칼 같은 제구가 살아나며 전날 류현진을 두들긴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잠시 위기가 있었으나 우익수 맷 켐프의 호수비로 홈에서 2루 주자 파간을 잡아낸 뒤로는 안정감을 찾았다. 여기에 팀 타선도 6회까지만 무려 15점을 지원해주며 그레인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여기에 타석에서의 활약은 덤이었다. 남다른 타격 실력을 뽐내며 지난해 내셔널리그 투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던 그레인키는 올 시즌 비교적 부진(?)했던 타격을 만회라도 하듯이 샌프란시스코 마운드를 스스로 허물어뜨렸다. 5회 린스컴을 상대로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리며 방망이를 조율한 그레인키는 팀이 11-0으로 앞선 6회 킥햄의 초구 직구(90마일)를 정확히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렸다. AT&T파크를 굴욕으로 빠뜨리는 한 방이었다.
올 시즌 다저스 벤치에 등장한 버블 머신의 ‘첫 투수 수혜자’가 된 그레인키는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을 기록하며 못 말리는 활약상을 남겼다. 다저스는 북 치고 장구 친 그레인키의 원맨쇼를 발판으로 삼아 17-0으로 이겼다. 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와의 승차도 다시 2경기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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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파크(샌프란시스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