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안타 17점’ 다저스, SF에 신기록 영봉승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4 13: 23

전날 샌프란시스코에 0-9 영봉패를 당한 LA 다저스가 수모를 배로 갚았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승리였다.
다저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선발 잭 그레인키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장단 24개의 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을 묶어 무려 17-0의 대승을 거뒀다. 전날 0-9로 패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을 허용했던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다시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전날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다저스였다. AT&T파크를 가득 메운 샌프란시스코팬들이 다저스를 실컷 비웃을 수 있을 만한 경기였다. 마운드는 선발 류현진이 1이닝 4실점한 뒤 어깨 통증으로 내려가는 통에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했고 타선은 상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꽁꽁 묶였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 관계, 그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놓고 다투는 두 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용납하기 쉽지 않은 패배였다.

그러나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전날 1회 4점을 내주며 기선을 뺏긴 다저스는 1회부터 4점을 내며 고스란히 빚을 갚았다. 선발 그레인키는 마운드에 오르기 전 타석부터 먼저 들어서야 할 정도였다. 기세를 탄 다저스는 2회에도 4점을 추가하며 사실상 초반에 승부를 끝냈다. 선발이 그레인키임을 고려하면 샌프란시스코로가 추격 의지를 일찌감치 상실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전날 수모를 배로 갚아주려는 의지와 의도가 돋보였다. 3회 1점, 4회 2점을 뽑은 다저스는 6회 투수인 그레인키가 2점 홈런을 치는 등 4점을 더 뽑아 15-0까지 달아났다. 보통 이 정도면 대충 경기를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다저스는 7회 2점을 더 뽑고서야 방망이를 거둬들였다.
전날 패배에 또 한 번 언론의 집중포화를 당했던 돈 매팅리 감독도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큰 점수차로 벌어진 이후 도루를 시도하고 심지어 챌린지까지 거는 등 샌프란시스코의 심기를 자극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3회 푸이그의 사구 논란에 한참 자극을 받은 상황이었다. 야유 소리는 더 높아졌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라이벌 역사에 새 기록을 추가했다. 우선 2012년 7월 28일(10-0) 이후 첫 원정 영봉승을 기록했다. 역사도 다시 썼다. 두 팀 모두 서부로 건너온 1958년 이후,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거둔 가장 큰 영봉승은 1974년과 1997년 있었던 11-0 승리였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24안타는 올 시즌 홈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 AT&T파크에서 한 팀이 한 경기에 기록한 안타로는 가장 많았다. 완벽한 복수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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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파크(샌프란시스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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