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독하게 작두를 탔다. 평소와 다른 선발라인업을 가동한 게 대적중,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12-3 완승으로 3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LG는 4위를 유지한 채 시즌 막바지를 준비하게 됐다.
이날 선발라인업의 키포인트는 세 자리. 1번 타자 박경수와 6번 타자 정의윤, 그리고 7번 타자 최승준이었다.
박경수는 전날 9번 타순에 배치돼 세 타석 모두 출루, 하위타선서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정의윤의 경우는 반대였다. 정의윤은 전날 결승타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한 이병규(9번)를 대신해 출장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병규지만 좌투수 장원삼에 약했던 것을 생각해 우타자 정의윤을 넣었다. 그리고 이날 전까지 통산 1군 출장 18경기에 불과한 최승준이 1루를 맡으며 선발 출장했다. 양 감독은 경기에 앞서 “승준이가 2군에서 장원삼을 상대로 잘 쳤다. 기록이 좋은 만큼 오늘 선발 출장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가 시작됐고 양 감독의 예상은 소름끼치게 적중했다. 먼저 1회말 첫 타석부터 리드오프 박경수가 2루타를 날렸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박경수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이는 빅이닝의 시작이었다.
손주인의 내야안타 후 박용택의 1루 땅볼로 2사 2, 3루가 됐다. 그리고 이병규(7번)의 2루 땅볼에 나바로가 송구 에러, 박경수와 손주인이 모두 홈을 밟아 LG가 2-1로 역전했다. 이진영의 2루타 후 정의윤이 행운의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4-1, 양 감독의 선택이 완벽히 들어맞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의윤의 안타 후 최승준이 장원삼의 슬라이더에 좌월 투런포를 폭발, 2006년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을 날렸다. 경기 전 양 감독의 예상이 완벽한 결과로 돌아왔다.
6-1로 크게 앞서갔으나 양 감독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얼마 전 “승리할 수 있는 경기는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그대로, 홈런을 친 최승준을 수비강화 차원에서 교체했다. 4회말 3점을 더해 사실상 승기를 잡았는데 5회초 오지환이 실책을 범하자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양 감독은 투수 우규민과 내야진을 모두 집합시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결국 LG는 5회말 3점을 더해 삼성 마운드를 붕괴시켰다. 박경수는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이틀 연속 전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선두 삼성을 이틀 연속 격파하며 최고의 분위기 속에서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에 들어간다. 꼴찌였던 팀을 4위까지 올린 양상문 감독은 앞으로 2주 동안 타선 응집력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 LG가 4강 기적을 위해 얼마 남지 않은 퍼즐 조각을 맞추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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