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 구한 윤길현의 ‘슈퍼 세이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4 17: 14

아시안게임 휴식일을 앞둔 SK가 불펜 자원을 아낌없이 털어 넣었다. 그런데 남은 것이 없을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SK에는 윤길현(31)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었다. 공식 기록(시즌 3승)과는 관계없이 투혼을 발휘한 윤길현이 위기의 SK를 '세이브'했다.
SK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8회 김강민이 친 행운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5-3으로 이겼다. 전날(13일) 4-11로 역전패를 당해 4위권과의 승차가 다소 벌어졌던 SK로서는 한숨을 돌린 한 판이었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남은 10경기에서 사실상 최소 7승은 필요했던 터라 SK로서는 소중한 승리였다.
SK는 11일은 채병룡이, 12일은 밴와트가 각각 완투승과 8이닝 승리를 따내 불펜진에 힘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고려하면 이틀은 총력전이 가능했다. 이만수 SK 감독도 그런 계산을 세웠다. 하지만 오히려 필승조의 중간 투수들이 팽팽한 상황, 혹은 리드 상황을 지켜주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13일 경기에서는 상대를 붙잡는 데 실패했다. 5회까지 1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던 선발 여건욱은 6회 홈런 두 방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자 SK는 NC가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유수로 시작되는 필승조를 줄줄이 올렸다. 그러나 전유수 진해수 이재영 고효준으로 이어진 SK 필승조는 7회에만 6점을 허용하며 기세를 완전히 내줬다. 진해수의 의도치 않은 헤드샷 퇴장, 이재영의 베이스 커버 미스는 결정적이었다.
14일도 그리 좋지는 않은 흐름이었다. 선발 문광은은 5⅓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1-2로 역전을 허용했고 SK는 다시 진해수 전유수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동원해 6회 위기를 잘 막아냈다. 타선도 6회 최정이 역전 2점 홈런을 치며 보조를 맞추는 듯 했다. 하지만 7회 전유수가 조영훈에게 2루타를 허용한 끝에 동점을 허용하며 마무리 윤길현까지 오는 길을 말끔하게 정리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위기 순간에 등장한 윤길현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8회 1사 1,2루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은 지석훈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더니 이상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스스로 주먹을 쥘 정도의 짜릿한 순간이었다. 윤길현의 호투에 힘을 얻은 SK는 8회 2점을 냈고 윤길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팀 승리를 지켰다. 시즌 3승째. 멀어보였던 다섯 개의 아웃카운트를 완벽하게 정리한 윤길현이 SK의 4강 가능성까지 '세이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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