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의 '숨은 황태자' 임창우(대전)가 드디어 빛을 봤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오후 5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조별리그 1차전서 전반 26분 터진 임창우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32분 김신욱의 추가골, 후반 36분 김승대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기록하며 앞서 라오스를 3-0으로 완파한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중앙 수비수인 임창우는 이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다. 한 수 아래 전력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야 했기 때문에 신장이 큰 임창우가 선발로 나섰다.
임창우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축구의 꿈을 키웠다. 그의 아버지는 80년대 국민은행에서 축구 선수를 했던 임시민 씨. 아버지의 근무지에 따라 어린 시절을 보낸 임창우는 축구를 위해 아버지와 울산으로 이동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축구 선수로 크게 자라나겠다는 꿈을 꾸면서 현대중과 현대고를 졸업했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임창우는 엘리트 코스를 받았다. U-13을 시작으로 각급 대표팀에 선발됐다. 특히 U-20과 U-23 대표팀에 차례로 발탁되면서 이광종 감독의 인정을 받았다.
2010년 울산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선배들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 3시즌 동안 총 6경기에 불과한 상태서 그는 올 시즌 대전으로 임대를 떠났다.
프로에서 각광을 받지 못했지만 임창우는 점프력이 뛰어나 헤딩에 능하다. 이날 그가 터트린 선제골도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한 결과. 183cm의 임창우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말레이시아 문전 정면에서 정확하게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이광종호의 첫 골을 뽑아냈다.
이는 이광종 감독의 용병술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한국에 비해 단신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세트피스나 공중볼 경합서 우위를 점해야 했기에 수비수지만 공격능력이 뛰어난 임창우를 선발로 출전 시킨 것.
감독의 전술이 적중하며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이광종호의 첫 승은 의미가 굉장히 크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28년만의 금메달 도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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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