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었다. 전북 현대가 베테랑의 활약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경남 FC와 홈경기서 후반 38분 나온 김남일의 득점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15승 6무 5패(승점 51)를 기록한 전북은 포항 스틸러스(승점 50)를 제치고 선두로 복귀했다.
어느 때보다 결과가 중요했다. 경기 전날 포항이 승전보를 전하며 전북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전북으로서는 경남전에서의 승리를 통해 선두로 복귀할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경기였던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에도 결과를 따내지 못하고 1-1로 비긴 만큼 승리가 절실했다.

경남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열세라고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경남이 어떤 상대보다 내려서는 경기를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경남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강등권이기는 하지만 전북 원정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할 수만 있다면 나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전북 입장에서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이동국(35)이 있었다. 이동국은 자신이 상대 진영에서 고립되자 상대 수비수를 데리고 중원으로 내려오면서 파트너 카이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최근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동국은 힘들 것이 분명함에도 90분을 내내 뛰었다.
물론 실속 없이 뛰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동국은 문전에서 순간적인 기회가 나오면 즉시 슈팅으로 연결했다. 총 다섯 차례의 슈팅 중 네 차례가 유효 슈팅으로 기록될 정도로 세밀함도 있었다. 선수단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이동국의 분전은 다른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다. 지속적인 공격에 힘들 수밖에 없었지만 모든 선수가 계속해서 쉬지 않고 뛰었다.
이동국의 노력은 선수단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남일(37)에게도 활기를 불어 넣었다. 김남일은 후반 38분 프리킥 기회서 레오나르도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모두가 기다리던 득점을 기록했다. 김남일이 K리그에서 10년 만에 기록한 득점, 개인 통산 6년 만에 기록한 득점이었다. 득점이 절실했던 만큼 김남일의 집중력도 크게 올라간 셈이다.
김남일은 "내가 전북에 온 이후 형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경기를 하면서 항상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도움이 되기 위해 언제나 생각을 많이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도움이 되는 순간을 떠올렸다.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적 후 처음으로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베테랑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차지한 전북은 다시 연승으로 돌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물론 다음 상대들은 쉽지 않다.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을 비롯해 포항, 제주 등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전북에서 주눅이 드는 선수는 없다. 김남일과 이동국이라는 두 베테랑을 필두로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생각만 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목표 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 김남일은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상대할 팀들은 우리가 우승을 하기 위한 과정이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선수들도 충분한 자격이 있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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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