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전력 없이 아시안게임에 들어가는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 소집될 대표팀은 16일 잠실구장에서의 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간다. 18일에는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평가전을 갖고, 22일 문학구장에서 있을 태국전을 시작으로 조별예선 경기에 돌입한다.
이번 대표팀의 특징은 최종 엔트리 발표 후 부상이나 기타 사유 등에 의한 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초로 ‘드림팀’을 구성했던 1998 방콕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야구 대표팀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제외하고는 큰 대회마다 교체선수가 있었다.

1998년에는 포스트시즌에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의 외야수 강동우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 이병규가 날린 타구를 잡으려다 대구구장 펜스에 부딪혀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낙마는 물론 강동우의 선수생활 전체로 봐도 가장 큰 재앙이었다. 결국 대표팀은 강동우 대신 LG 외야수 심재학을 수혈했고, 심재학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혜택을 입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대회 직전 송지만(당시 한화)이 이탈리아와의 연습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을 당해 좌완투수 이승호(당시 SK)로 교체된 바 있다. 2년 뒤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진갑용(삼성)이 도핑테스트에 걸려 김상훈(당시 KIA)이 대신 합류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겸한 2003 삿포로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김재박 감독이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였던 심수창(당시 한양대) 대신 조웅천(당시 현대)을 발탁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또한 2006 WBC에서는 박재홍(당시 SK), 박한이, 김한수(당시 삼성)이 하차한 대신 박용택(LG), 송지만(당시 현대), 이범호(당시 한화)가 합류했다. 1라운드 도중 김동주(두산)가 어깨 부상을 당하자 2라운드부터는 대체선수 정성훈(당시 현대)이 들어왔다.
임태훈(두산)은 가장 사연이 많은 선수다. 2008년 소속팀의 김경문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뽑혔던 임태훈은 이후 리그 경기와 평가전에서 부진을 겪고 윤석민(당시 KIA)으로 교체돼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듬해 황두성(당시 히어로즈)을 대신해 WBC 대표팀에 들어갔고, 다시 1년 뒤에는 안면근육 마비 증상을 보인 김광현(SK)의 대체선수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을 수확해 병역혜택도 누렸다.
지난해 WBC에서는 엔트리 발표 이후 잦은 선수 교체로 대표팀 구성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역대 가장 많은 선수 변경은 혼란을 초래했다. 이것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원인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2013 WBC에서 대표팀은 처음으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치욕을 맛봤다.
하지만 올해 아시안게임은 시즌 중에 진행되는 만큼 이번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수들이 부상 없이 대회에 참가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는 2013 WBC에서 처음 대표팀을 이끈 류중일 감독에게도 명예회복의 무대다. 와신상담한 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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