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가득채운 커다란 눈에는 X를 잡고 말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내면은 네가 정말 봉인이 깨지는걸 감당할 수 있겠냐고 비열하게 웃는다. 소름끼치는 두 얼굴의 대화. 어느덧 데뷔 15년차 배우 천정명이 전혀 다른 두 얼굴을 매력적으로 연기하며 OCN 일요드라마 ‘리셋’의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리셋’은 과거를 잊으려는 열혈 검사와 그 비밀을 알고 끊임없이 검사를 연쇄 살인사건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체불명 X와의 대결을 그린 드라마. 14일 방송된 ‘리셋’ 4회에는 X로 인해 살인 누명을 쓰는 차우진(천정명 분)의 모습이 공개돼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차우진은 라이벌 김동수(최재웅 분)의 공세를 여유롭게 방어, 김동수가 읊어준 혐의 내용을 통해 X의 의도를 간파했다. 김만철에서 한미선. 그리고 유창선으로 이어지는 이 모든 사건은 X가 자신에게 살인누명을 씌우기 위해 정교하게 계획한 사건임을 눈치챈 것.

이 과정에서 차우진은 잃어버린 기억을 모두 회복한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사실도 깨달았다. 그 동안 차우진은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이 15년 전 승희에 대한 기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창선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7년 전 승희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난 뒤 기억까지 몽땅 잃어버렸음을 비로소 자각했다.
과연 차우진이 스스로 봉인한 7년 전에는 무슨 일이 발생했던걸까. 차우진은 드문드문 떠오르는 7년 전 기억에 괴로워했다. 특히 내면에 잠재된 또다른 차우진은 “정말 봉인이 깨지는 걸 감당할 수 있겠어?”라고 비웃으며 차우진을 괴롭혀 7년전 사건에 궁금증을 높였다.
‘X의 의도’가 공개된 이날 방송은 천정명의 밀도있는 감정연기가 단연 빛났다. 김소현과 장난을 치며 해맑게 웃다가도 수감자들을 상대로 볼펜을 딸깍거리며 압박수사를 펼치는 냉혈검사로의 변신이 압권. 여기에 천정명은 내면의 도발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쏟아내며 소름끼치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리셋'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