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실감이 안 난다".
한화 에이스 이태양(24)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거듭난다. 이태양은 15일부터 소집되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일원으로 대회를 준비한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이재학(NC)과 선발을 이루는 그는 상황에 따라 롱릴리프로도 활용될 수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선발·중간 모두 되는 투수"라며 그에게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4일 대전 KIA전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간 이태양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국가대표는 처음이다. 그동안 꿈도 못 꾼이 일이 일어났다. 유니폼을 받아야 실감이 날 듯하다"며 "캠프 때만 해도 선발 자리를 꿰차는 게 목표였는데 하다 보니 하나 둘씩 되더라. 이제 이 자리를 놓지 않으려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비우는 치고 올라오는 것이 프로"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올해 27경기에서 팀 내 최다 141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8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 14경기는 양현종(15경기)에 이어 김광현과 함께 국내 투수 중에서 공동 2위에 해당한다. 시즌 초반에는 힘있는 강속구로 위력을 떨쳤다면 최근에는 완급조절에 눈을 뜨며 긴 이닝을 던진다.
어느덧 7승을 따내며 10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태양은 "10승보다는 최대한 많은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 싶다. 선발승는 투수가 잘하든 못하든 달라질 수 있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선발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승수에 관계없이 최대한 선발의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
이태양은 "시즌 초중반보다 힘은 떨어졌지만 코스를 보고 던진다. 몸쪽·바깥쪽 코스대로만 던지면 좋은 타구가 안 나오더라. 힘 빼고 던지니 경기를 잘 풀어가게 되더라"며 "그동안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올스타부터 국가대표까지 갑자기 따라오는 것들이 많았는데 내가 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컨디션이 좋다. 아시안게임까지 잘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위해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어떤 역할이든 가릴 처지가 아니다. 경기에만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가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태양의 말. 또한 그는 "다 야구 잘 하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까 많이 배우겠다. 직접 보고 물어보며 배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장 만나고 싶었던 선수로는 삼성 임창용을 꼽았다. 그는 "임창용 선배님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미국까지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에 많은 조언을 구할 것이다. 여러모로 배우겠다"고 기대했다. '나중에 해외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성 질문에 이태양은 "그건 아니다. 난 국내에서 잘 하겠다"는 말로 웃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첫 국제대회, 이태양의 투구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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