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한화 정범모의 반성과 책임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16 06: 18

"계속 기회를 받았는데 기대해주신 만큼 못 올라왔다".
한화 포수 정범모(27)는 올 시즌 들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지난 2년 동안 그는 더딘 성장세로 한화에 포수 고민을 안겼지만 올해는 시즌 중반부터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으로 베테랑 조인성과 함께 한화의 안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성적이 잘 말해준다. 원래부터 거포 자질을 보였던 타격 성적에서도 한 단계 발전했다. 74경기 타율 2할5푼 40안타 6홈런 20타점. 지난해까지 프로 5시즌 통산 170경기에서 홈런이 5개였는데 올해는 6개로 이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타율·타점도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가장 달라진 것은 수비력이다. 기록된 실책은 8개로 많은 편이지만, 전반적인 블로킹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루저지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2012년(.254) 2013년(.141) 모두 1~2할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3할1푼6리로 올랐다. 400이닝 이상 포수로 뛴 10명의 선수 중 강민호(롯데·.328)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범모는 "작년까지만 해도 도루저지율이 1할대였는데…"라며 스스로도 변화에 놀라워했다. 그는 "투수들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기 위해 주자를 잡으려 집중한 결과"라고 말한다. 종전 오버핸드에서 사이드암 비슷하게 송구 각도를 좁히고 동작을 빠르게 가져간 효과를 확실하게 보고 있는 모습이다.
정범모는 "솔직히 내가 성장했는지 모르겠다. 팀에서 계속 기회를 주며 써주시는 거세 보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욱 좋아져야 한다"며 "지난 2년은 내가 봐도 기대해주신 만큼 (기량이) 올라오지 못했지만 그 경험들이 도움도 됐다. 앞으로 계속 잘해야 한다. 아직 멀었다"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주전급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은 정범모는 팀이 준 기회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가득하다. 조인성이 가세한 뒤로는 백업으로 물러났지만 오히려 이 시간을 그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경기에 매일 나가면 좋지만 밖에서 보는 것을 통해 배우는 부분이 많다. 경기 상황을 보며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생각하며 공부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조인성이 합류한 시점부터 정범모의 기량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조인성이 뭔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자극을 받고 느끼는 영향이 더 크다. 정범모는 "조인성 선배님은 항상 차분하다. 잘하든 못하든 얼굴에서 티가 나지 않는다. 나도 그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지난 2년의 더딘 성장세에 대한 반성과 책임감, 정범모의 성장은 어쩌면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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