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정상회담’, 시름 빠진 韓청년 위한 위로와 조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9.16 07: 05

지긋지긋한 한국 예찬은 없다. 대신 공감할 수 있는 위로와 조언이 있다. 외국인 청년들의 토론을 통해 소통을 추구하는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이번에는 시름에 빠져 있는 한국 청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냉철한 조언을 했다.
외국인들을 불러모아 한국 예찬을 늘어놓는 다른 외국인 출연 예능프로그램과는 일단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풀어가는 방식이 달랐다. 왜 이 프로그램이 JTBC라는 지상파 방송과는 영향력의 차이가 있는 종합편성채널이라는 한계에도 ‘대세’로 떠올랐는지 한국 청년 실업과 취업 백태에 대한 견해를 털어놓는 모습에서 알 수 있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G11을 대표하는 출연자들이 한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 지난 15일 방송은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한국 학생들과 천편일률적인 인재 채용을 하는 기업들을 다루며 치열한 토론을 했다.

앞서 각국의 발명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외국인 출연자들이 다소 장난기가 있는 설전을 벌였다면, 본 주제인 취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들 진지해졌다. 직종과 관계 없는 스펙을 쌓느라 시간을 낭비한다든가, 능력보다는 외모 중시 등 우리 역시 알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의 여지가 없는 문제들에 대한 출연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다른 나라 역시 청년 실업이 문제되는 것은 마찬가지기에 이 같은 청년 실업을 타파하기 위한 각국의 개선책들이 쏟아졌고, 한국 취업 문화에 대한 일침들이 뒤섞이며 시청자들의 무릎을 탁 치게 했다.
토크쇼에 있어서 재미와 함께 공감은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인데, 이런 점에서 ‘비정상회담’은 공감을 위한 주제 선택에 있어서 탁월한 감각을 보이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외국인 출연자들이 자신들의 소신 혹은 각 나라의 문화가 섞인 견해를 밝히면서 우리와 그리고 국경을 넘은 전세계를 아우르며 바라볼 수 있는 재미가 존재한다. 이 재미는 마구잡이로 터지는 웃음이 아닌 깊은 공감에서 오는 즐거움일 터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고, 많은 이들이 ‘촌스럽다’ 여기는 한국 사랑 고백(어쩌면 우리가 듣고 싶은)이 쏟아지지 않아도 외국인 출연자들의 토론을 곱씹게 되는 힘이 있다.
각국의 정상이 아닌 ‘비정상’들이 모여, 서로의 문화가 달라 서로에게 ‘비정상’이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상으로 수긍하고 이해하는 과정. ‘비정상회담’은 이 같은 열린 마음에서 오는 공감대 형성이 프로그램의 근간이다. 그리고 이날 취업이라는 많은 청년들이 울고 웃는 주제를 꺼내들어 때론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지금 역시도 숱한 고민을 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위로를 하며, 같은 고민에 빠졌던 동지로서 조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외국인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답일 수도, 전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사실 미래가 불안한 이들에게 개성을 갖추고 자신만의 특기를 찾아 쓸데 없는 스펙에 목숨을 걸지 말라는 말이 모든 시청자들에게 공감이 될 수는 없을 터이니 말이다. 그래도 이들의 위로와 조언이 안방극장에 꽤나 크게 다가왔던 것은 흔해 빠진 다른 토크쇼에서는 스타들의 신변잡기나 독한 폭로에 집중하느라 시청자들이 진짜 듣고 싶은 공감 있는 이야기를 놓치고 있기 때문일 터다. ‘비정상회담’의 인기, 그리고 지상파 토크쇼를 뛰어넘는 돌풍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샘 오취리, 기욤 패트리, 에네스 카야, 줄리안, 로빈 데이아나, 타쿠야, 알베르토 몬디, 장위안, 타일러 라쉬, 다니엘 스눅스, 다니엘 린데만 등이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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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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