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을 깨달은 남자의 뜨거운 눈물이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연인이 가장 힘들었을 때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후회의 눈물은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 연출 김성윤) 9회에는 한여름(정유미 분)의 상처를 알게 된 강태하(에릭 분)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여름과 태하는 가장 순수했던 시절에 만나 5년을 사귀었던 과거 연인. 여름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태하는 여름의 부친과 갔던 낚시터를 찾아 즐거웠던 한때를 떠올렸다. 그러나 낚시터를 바라보던 여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갔고, 신경이 잔뜩 예민해진 여름은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혼절했다.

태하는 그제야 여름의 아버지가 교통사고가 아닌 자살로 생을 마감했음을 알게 됐다. 특히 낚시터에서 딸을 잘 돌봐달라고 했던 그의 발언이 유언이었음을 깨닫곤 충격에 빠졌다. 언젠가 울면서 자신을 애타게 찾았던 여름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른 순간. 태하는 고개를 숙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당시 태하는 일을 배우느라 하루하루가 버거운 사회초년생이었다. 자신을 애타게 찾는 여름에게 갈 수 없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갈 수 있는 날도 분명 있었을 터였다. 태하는 사랑한다고 수십 수백번을 말하면서도, 실제론 지독하게 무심하고 이기적이었던 과거를 반성하며 진짜 사랑을 몰랐다고 자조했다.
'연애의 발견'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여주인공 앞에 자신의 과오를 각성한 전 남자친구가 돌아오며 발생하는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이날 공개된 정유미의 상처는 에릭과 정유미의 관계가 또 한번 달라지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 과정에서 에릭은 지금까지 선보였던 찌질하고 가벼운 모습에서 탈피, 절절한 눈물연기를 선보이며 태하의 순애보 사랑을 예고했다.
어느덧 연기 10년차의 배우로 성장한 에릭.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라고 묻던 재벌 2세부터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이 잘 어울리는 청년 백수, 살인용의자를 쫓는 열혈 형사, 북한 미녀 스파이와 사랑에 빠지는 까칠한 톱스타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내공을 다져온 에릭은 힘 빼고 연기하는 여유를 찾으며 까칠하면서도 순정적인 강태하를 매력적으로 변주하고 있다.
‘연애의 발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