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박병호, 류중일 무한신뢰 보답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7 13: 00

대표팀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당연히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외인 선수가 딱 하나 있다. 바로 박병호(28, 넥센)다. 주장의 중책까지 맡은 박병호가 시작부터 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올 시즌 역대 네 번째 50홈런 고지에 도전하고 있는 박병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타자다. 지난 2년 연속 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 그리고 3년 연속 이 자리에 도전하고 있는 올 시즌 성적이 이를 잘 증명한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30대 선배들을 제치고 주장을 맡았다. 야수 쪽에서 주장을 선임하고 싶었던 류중일 감독은 “50홈런을 앞두고 있는 박병호의 좋은 기를 선수들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주장 선임에서 볼 수 있듯이 박병호에 대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신뢰는 사실상 ‘무한대’다. 또한 대표팀에서 자신의 자리가 확정된 사실상 유일한 야수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일찌감치 박병호를 1루수 및 4번 타자로 쓰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각자 주전 포지션이 있는 선수들도 타순은 유동적인 경우가 많은데 박병호만 일찌감치 전력 구상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셈이다.

사실 그만큼 부담이 클 법하다. 이번 명단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이끈 선수들이 없다. 이승엽(삼성)도, 이대호(소프트뱅크)도, 김태균(한화)도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박병호가 선배들의 뒤를 이어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이다. 그러나 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박병호가 이런 몫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명단에서 탈락한 박병호로서는 자신이 대표팀의 차기 4번 타자임을 보여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4번이 흔들리면 전체적인 중심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어깨는 무겁다. 박병호 또한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불안감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뜨거운 방망이는 모든 우려를 잠재운다. 올 시즌 무려 48개의 홈런을 쳐내는 등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이제 그 힘을 아시아에 떨치는 일이 남았다.
박병호도 각오를 새로이 하고 있다. 15일 공식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지급받는 순간 굉장히 감격스러웠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라고 입을 연 박병호는 “타격감은 좋다. 중심타자 역할이라는 부담감은 있지만 마인트 컨트롤을 통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 포부대로 박병호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첫 연습 배팅에서 공을 연신 담장밖으로 넘기며 위력시위를 벌였다. 박병호가 명실상부한 자신의 시대를 열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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